아들 취급 설명서 - ‘남자의 뇌'를 철저히 분석한 뇌과학자 엄마가 파헤친 아들 양육의 비밀
구로카와 이호코 지음, 김성은 옮김 / 황금부엉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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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들/딸, 성별을 구분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고정관념을 투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아들 육아에 대한 책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편이었다. 그런 책을 선택하는 순간, 내가 성구분의 고정관념에 빠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아들 육아를 하다보니 '아들이라서~', '딸이라서~' 라는 표현에서 자유롭기 어려웠고 그 표현이 경험적으로도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정적으로는 18개월부터 세돌까지 아이 담임을 맡아주신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오랜 어린이집 경험과 더불어 나와 같은 고민이 동기가 되어 성별에 따른 육아에 대해 좀더 알기위해 석사과정까지 공부하셨다고 하시며 아들 육아에 대한 여러 조언을 해주신 바 있다.


다소 거칠?지만 말그대로 '아들 취급 설명서'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일본인 저자의 번역서이다보니 번역과정에서 가장 적합한 용어가 '취급'으로 결정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취급이란 단어가 다소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긴해도 사전적으로는 사람을 어떤 태도로 대하느냐는 의미이기에 나처럼 단번에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다.



저자인 구로카와 이호코는 '뇌과학 인공지능'분야 연구자이다. 그래서 초반 1장의 내용은 남자의 뇌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담겨있다.​ 이를테면 남아들이 '공간 인지'를 우선시 하는 뇌 유형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내 아이도 대부분의 남아들과 같이 확실히 공간의 거리를 측정하거나 사물의 구조를 인지하는것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성인 여성인 나보다 파악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 공감이 갔다.​ 그리고 뇌이야기를 하기에 바로 들었던 의문은 뇌의 구조나 기능은 결국 똑같을텐데 그것이 성별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 어떤 원리라는 것인가였다. 저자는 뇌의 '기능'은 모두 같다고 말한다. 즉 스펙은 같다는 것이다. 그렇지, 만약 뇌의 스펙이 다르다면 우리는 아이의 성별을 초음파로 확인할때 뇌의 형태로도 파악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결과적인 차이는 '순간적으로 어떤 기능을 선택하느냐'라고 한다. 그리고 뇌가 하는 일이 결국은 '선택'이므로 성별에 따라 선택이 다르다면 이것은 매우 큰 차이일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일반적인 남자의 뇌를 가진 '남자 어른들과의 관계'가 아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도무지 아직도 사실 납득이 잘 안되긴 하지만남자아이에게는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는 놀이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과 아침에 일어나 장난감들로 꾸며놓은 기지(소파와 바닥, 혹은 식탁까지 점거)를 치우지 말라고 당부하는 아들의 행동을 가볍게 무시했던 나를 반성하면서 ㅋㅋ 남자들의 벌여놓기 병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점은 어쨌든 우리집 남자들에게는 적용이 가능한 것 같다.

2장부터는 살아가는 힘을 키우도록 하는 조언이 담겨있다. 사실 남아에 국한되었다기보다는 일반적인 육아의 내용이라 모든 엄마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육아에 후회란 필요없다

-만8세까지 익혀야 할 능력은 따로 있다

**여기서 모국어의 능력을 강조한다. 정말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아이는 어린이집 영어선생님의 뛰어난 능력 덕분에 영어를 너무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지만나는 한글을 익히고 문해력을 기르는 것이 당연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릴 때부터 영어 노출을 해주는 것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 없이 쉽게 영어를 받아들인다는 점 때문에 영어교육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에서 참 많이 흔들리곤 했는데 좀 더 모국어에 집중해도 되겠다.


3장은 사랑을 품은 남자로 키우는 법인데

-엄마도 반하게 만드는 멋진남자

-아들에게 의지하라

-고민이 있다면 아들과 상담하라

-결론부터 말하라매력적인 소 주제들이 있지만

정말 도움이 되었던 부분들은

-육아 테마를 정하기

-왜 엘리트로 키우려 하나 와 같은 주제 였다.

사실 글을 써도 그렇고, 드라마를 보면서 주제를 일관성 있게 전달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하물며 육아에 테마가 없어서야 되겠는가 싶었다. 아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의 주제에 얽매이지 말고, 내가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주제 의식에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었다. 주제의식에 엘리트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굳건히 가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학업에 목매는 엄마가 될 필요는 없다. 차분히 고민해 볼만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남아를 취급하는 방법중에 가장 중요한 도움을 받은 부분은 노느라 정신이 팔린 아이, 날뛰는 중인 아이를 설득하는 방식이다. 명령조로 엄하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그래왔는데, 아이와 관계만 악화될 뿐이어서 고민이 많았다.

아들에게 의지하라는 것은 엄마가 곤란하고 곤혹스럽다는 상황을 전달하는 방식을 의미했다. 가끔은 잘 써먹고 있었는데 이게 효과적인 방법 이라는건 정작 인지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도 잊지 말고 실천해봐야겠다.

또한 요즘 멋져병에 빠진 아들에게 -'멋져'라는 결정적인 말도 매우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하는게 더 멋지다." 는 것으로 아이의 행동을 제한하면서 북돋워줄 수 있다는 것도 꼭 기억해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4장에서도 우리집 남아에게 적용하고 아들엄마로서 참고할 내용들이 많았다.

-엄마의 동경심이 아들의 뇌를 움직인다

우리아들은 나를 아빠보다 아주 많이 덜 좋아하는데ㅋ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엄마가 이런 나를 보면 엄청 좋아하겠지? 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나의 동경심이 아이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경험을 많이 했었다. 이게 나름 아들의 뇌라서 그런가 싶다.

-남자의 뇌는 목표가 있어야 살기 편하다

-아들엄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목표가 중요한 아들의 뇌는 많은 도전을 요구할 것이고 그건 결국 엄마가 그 도전으로 인한 걱정과 두려움을 감당해 내야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아빠는 허용해주지만 나에게는 위험한 행동으로 분류되는 것들이 많은데 지금은 통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내 용기로 감당해 내야한다는 것을 안다.

-아들의 실패를 환영하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아들의 의욕을 꺾는다

실패를 너무도 싫어하는 남녀가 만나 낳은 아들인지라 벌써부터 1등 못하면 안되고 작은 실패도 너무 속상해 하는 아들을 위해 우리부부는 실패가 좋은 것이라고 교육하고있다. 매번 속으로 하, 나도 저랬는데 하면서 ㅋㅋㅋ 어쨌든 실패를 싫어해서 겪은 시행착오가 많은 부모인지라 이부분은 후천적으로나마 열심히 보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혹시라도 실패를 비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지.

5장은 엄마와 아들의 공감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져있다.


-네가 없으면 못살아

엄마에게 아이가 너무도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데 그것이 아이에게 사랑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 같다. '네가 없으면 못살아'라는 말은 아이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고 엄마로서 정서적으로 아이에게 너무 의존하는 것 같아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반드시 같은 표현이 아니더라도 아이에게 느끼게 해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함께 요리하고 밥을 먹자

어린이집 하원 뒤 저녁식사 시간까지 약3시간 정도의 시간이 길게 느껴질때면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곤 했는데, 이것이 매우 중요한 경험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번거롭지만 자주 이런시간을 가져야지.

종종 남아를 키우다 어려움에 빠질때면 한번씩 꺼내 읽어보기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사실 남아와 여아의 뇌의 선택 특성이 다르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성별을 떠나 유용한 육아서라고 볼 수 있어 남아만을 키우는 엄마에게 이해와 위로가 되는 부분도 많고 특히 남아와 여아를 함께 키우는 부모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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