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리스닝 플래너 (책 + MP3 CD 1장) - 듣기평가에 나오는 상황으로 떠나는 리스닝 어학연수 My Planner 6
대한교과서 Eng-up 영어연구모임 지음 / ENG-up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회화와 듣기를 재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영어교재
-나의 리스닝 플래너(대한교과서 ENG-up 영어연구모임) 


                                                                                                                     정 수 연

(Peace Agit, http://peaceagit.tistory.com/) 

 

   대학교 3학년 때, 처음 해외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께서 살고 계신 호주에 방문했었는데, 영어 때문에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영어를 못한다고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공항 입국심사를 밟는 과정에서부터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당황했던 것이다. 점심을 사먹으러 패스트 푸드점에서 주문할 때나 할아버지께서 주차장에서 백인 남성들과 실랑이를 벌이실 때, 심지어 4살, 10살 박이 호주 태생 조카들과 의사소통할 때조차, 강한 악센트를 타고 빠른 속도로 넘어가는 영어는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귀 기울이느라 인상도 쓰고 동양인으로서 조금은 소심해지기도 하였던 듯.  

   한 번은 백화점에서 길을 잃어 방송실에 들러 도움을 청한 일이 있었다. 담당 직원이 ‘Announcement’를 하겠느냐고 제안했다. 언니와 나는 그 단어를 여러 번 듣고도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서야 그 단어가 그 ‘쉬운’ 단어임을 알았고, 영어 악센트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담당 백인 남직원 중 한 명은 우리가 계속 멍한 표정을 짓고 서있자, "Crazy Korean!"하고 소리를 내지르며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런데 욕설은 왜 그렇게도 크고 또렷하게 잘 들리는가? 분노가 일어 항의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영어를 잘 하고 말리라!’하고 분투심이 일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영어소통의 어려움은 누구나 겪을 법한데, 생활 속에서 직접 접하는 영어의 세계는 참으로 달랐던 것 같다. 

   이번 2010년 목표 중 하나로 영어실력 회복 및 향상으로 잡았다. 그래서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흥미로운 교재들을 물색했다. 나는 창의적인 시도와 교육방법론을 선호하는데, 이래야 지속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힘을 얻기 때문이다.  

   영어를 놓았다가 다시 시작하려는 성인들에겐 중학교수준 영어부터 다시 공부하라는 조언을 듣곤 한다. 그것을 목적으로 제작된 교재들도 꽤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실제로 영어권 나라에서의 일상회화 단어수준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듣기는 쉽지 않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교재들을 살펴보니, ‘대한교과서 ENG-up 영어연구모임’이라는 연구팀이 눈에 띄었다. 이 연구팀은 문법, 어휘, 독해 등 각 영역별로 ‘플래너 시리즈’를 연속 기획, 출간하고 있는 중이다. 그 중 <나의 리딩 플래너1>은 무서운 마녀 이야기를 읽어가는 독특한 구성과 설정으로 주목을 끈 바 있다.

   듣기 역량을 키우고 싶은 나는 듣기 파트가 우선 궁금했다. 일상적으로 외국인을 만나거나 해외여행을 갈 일이 있었을 때, 기본적인 회화가 안 되는 것이 답답해 도움을 청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침 ‘나의 리스닝 플래너My Listening Planner' 신간이 출판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상당 부분 이런 욕구에 부응하기에 만족스럽다. 간략하게 표로 정리해 소개해보겠다. 

1. 난이도: 단어-中下 / 내용: 中 
 2. 다루는 상황: 전반적인 실생활

               예) 공항, 대중교통, 길 찾기, 은행, 우체국, 백화점, 가게, 
                    식당, 병원, 전화통화, 수업, 여행, 호텔 등

3. 듣기 속도: 토익TOEIC 듣기영역 속도보다 느림. 
                   수능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살짝 빠름.

4. 학습대상: 중학교 수준으로 다시 공부하려는 성인 
                  상황별 기본회화표현을 익히려는 수능기초듣기 준비생 & 중학생

 

   교재는 외국에 나갔을 때나 한국에서 외국인을 맞닥뜨릴 때 적합한 회화로 채워져 있다. 각 상황별로 4가지 버전의 에피소드로 분화돼 적용도 및 적응력도 높였다. 외워두면 쓸모 있을 표현들이다.  
   회화를 듣고 스크립트Script를 받아쓰면서 통째로 외우는 방법도 도움이 되겠다. 하지만 이 방법부터 시도하기가 어렵다면, 교재에 마련된 빈 칸 채우기를 활용해도 좋다.(Build Your listening sk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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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발음 듣고 연습해 보기” 코너는 문장 속에서 미세한 발음차이를 구별하며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예) The (Canadian/Canadians) came to our p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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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일정 학습 분량을 정해서 꾸준히 반복청취하고 암기한다면, 시험을 대비하고 실생활에서 적용하는 데 유익할 것이다. 나는 2월 말부터 이 교재로 날마다 10분-30분, 듣기 연습을 하기로 결정했다. 넘어간 날들도 있었지만 어제, 오늘까지 지켜지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손이 가는 교재임에도 아쉬운 점이 있어 세 가지를 제안한다. 

1. 듣기 보강 
 1)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기” 코너에 있는 자음, 모음 파트 
    -“Chapter 시작 페이지”마다 소개된 주요표현 파트 

  

  이 파트들이 청취 가능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음, 모음에 소개된 단어들 뜻도 하단에 함께 제시해주면 좋겠다. 학습자가 일일이 단어를 찾는 것은 영어 학습에 필요한 자세지만, 시간을 절약해주는 것 또한 영어교재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또한 Chapter별 주요표현들은 본격적인 에피소드episode에서도 등장하나, 독립적으로 들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학습효과에 따라 에피소드 청취 전이나 후에 배치하면 좋을 것이다. 또 한 가지. p.27 “발음 듣고 연습해보기” 코너에서 -s를 구별하는 문장 모두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문장 속에서 발음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푼 이후에 다시 들을 수 있도록 배치하는 방안도 있다.     

 

 

 2) ‘...이런 표현도 알아 두세요’ 코너 
   부록 CD에 이 코너 듣기가 없으니, 다음 번 제작할 때는 삽입하기 바란다.

2. 사이즈 변경 제안 
   사이즈가 A4인 이 교재가 소지 가능하도록 축소했으면 좋겠다. B5나 손에 쏙 들어오는 다이어리 크기 정도인 포켓용으로 제작한다면, 이동하면서 공부하기 편할 것이다. 주요 소비층을 10대로 잡은 것을 감안하면 이해되는 바이지만, 문제집 크기와 표지는 식상하고 재미없다. 문제집이지만, 팬시적인 감각이 가미됐으면 좋겠다.   

 

3.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기” 수정 
   이 코너는 청취를 위한 사전교육을 끼워 넣은 셈인데, 읽기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지루하게 나열돼있다. 동일내용일 지라도 읽기 편하게 시각적인 레이아웃을 더하면 어떨까? 

 

  총평. <나의 리스닝 플래너>는 표지 상단엔 ‘듣기 평가에 나오는 상황으로 떠나는 리스닝 어학연수’라고 표기돼 있다. 홍보된 대로, 상황별 회화의 기본뼈대가 잘 간추려져 있다. 영어를 새로 다시 시작하려는 성인, 일목요연하게 상황별 표현법을 숙지하려는 수능 듣기기초 준비생과 중학생들에게 유익한 교재가 될 것이다.  <나의 리스닝 플래너>, 쉽고 재미나게 듣기/회화에 접근해서 자신감을 살려줄 수 있는 교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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