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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 아이들 - 새로운 아이들이 몰려오고 있다, 2006년 동아일보 선정 자녀교육 길라잡이 20선
리 캐롤 외 지음, 유은영 옮김 / 샨티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발, 나비, 인장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늘 새로운 선물을 이 지구에 한아름 갖고 온다. 여린 살결의 산타클로스. 그러나, 어떤 아이들이 가져오는 선물이 언뜻 보기에 가시가 콱콱 박힌 장미로 뒤덮여있다면?
위계와 차별, 권위주의에 물든 세상을 뒤엎기 위해, 수평적이고 평등하며, 외부의 권위에 일절 기대지 않고, 자기 내부의 창조성과 내적 권위로 삶을 운영하는 존재가 대거 태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오라는 남색빛을 띠는데, '인디고'라고 불리운다. 이들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아주 어리더라도, 이들의 눈에는 이미 스승으로서의 원숙함이 어려 있다. 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싸움꾼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를 위한 빛의 파괴자. 쾅쾅! 답답한 명령과 딱딱한 한계를 때려부수고 그것들에 부딪친다. 보통, 교사라는 직분에는 기존 사회의 질서를 답습하고 축적된 문화양식을 전수하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특히 한국 같은 경우, 교사는 어찌 보면 얌전하고 윤리적이며 타인의 시선에서 크게 튀지 않는 정석적인 존재의 대표상이 되어 있다. 사라져가는 유교의 선비나 어르신상이 근대적 버전으로 투사되어 있는?
그러나 이 싸움꾼 아이들은 이미 몇 년 더 살고 있는 인간들에게 새로운 앎과 윤리, 질서를 전파하러 왔다. 이 아이들이 어른들의 교사로 온 것이다. 아주 반항적이고 독창적이며 기겁할 정도로 독자적인 선생. 그래서 이런 아이들의 부모가 된 사람들은 매우 힘겨울 거라고 한다. 잘못 보면, 에너지 수위가 엄청나게 높은 이 아이들이 과잉행동장애로 분류될 수도 있어서, 이들을 심하게 억압하면 본래부터 지니고 온 가능성이 사장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른을 대하듯 이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서도,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고 합의와 대화를 통해 행동의 적정선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굳이 인디고 아이들에게만 이런 교육적 태도가 필요한 걸까?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빛을 데리고 오지 않는가?
새로운 형태의 존재가 몰려온다는 것은 인류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인디고이든 아니든, 나이나 성별, 인종과 학력, 계급 등 차별적인 범주들로서가 아니라, 사람이 태어난 본연의 그 모습 자체로 숭고하게 대하는 태도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상에 낯설게 온 아이들에게 특별히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그들이 드러낼 빛과 색을 기대감 속에서 지켜보고 기다리며, 그것들을 온전히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어른이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선생이라는 이유로 아이들 위에 서고 그들을 통제하려고 하기보다, 우주가 보낸 소중한 빛알갱이들의 공간과 기꺼이 공존할 수 있는 겸손함과 공손함.
이들은 고통이면서도 축복과 같은 도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이 우리 앞에, 지금 이 지구상에 나타나는 의미는 뭘까? 여러가지 중 떠오르는 것 한 가지. 우리 자신의 성장의 소원과도 관계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인류가 그토록 바랐던 꿈의 지원자를 우주가 보내준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을, 남 눈치 보지 말고 개인이 받은 씨앗을 틔워 꽃을 피우는 꽃밭으로 일구는 데 협력하라고 말이다.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이들을 보면서 기억하라고. 세상을 거스르는, 그러나 이 세상 너머에서 진짜 조화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너 한 사람에게 부 여된 권능을 어떻게, 어디에 사용하기로 약속했으며, 네 핵은 본래 어떤 색이었는가를. 너도 막 태어날 때는, 이 세상과 완전히 다른 자, 완벽하게 새로운 자였다. 눈부시게 빛나는 선물이었다. 너는, 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