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책을 읽다가 이렇게 짜증나는 경우는 처음봤다.. 카프카의 소설이 어렵다는 말은 들었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지! 하고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문제는 문장 하나를 읽는데도 이해가 안된다는 것은, 너무 말도 안되는 일이잖냐!

그래서 '설마'해서 번역자가 누구인지 찾아봤는데, 이 사람이 그 민음사 문학전집의 <데미안>을 번역한 사람이었다. 물론 <데미안>도 어려운 소설이라는 건 알았지만, 그당시 읽을 적에 지금처럼 문장 하나도 이해가 잘 안되어 완전 망친 독서가 되었다. 그걸 감안하면 왠지 번역(너무 신성한 구역이라서 내가 감히 비판도, 평가도 할 수 없는 곳이긴 하지만)을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나왔다는, 번역자도 다르고 삽화가 곁들어진 <변신>을 검색해서 미리보기로 서로 대조해 보았다.

솔직히 딱봐서, 이 새 번역판이 훨씬 나에게는 읽기가 편했다. 물론 번역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난 평가할 자격이 없다 그래도 싸구려 독자인 나의 생각에는, 번역작품의 이해에 관한 면에서는, 직역이든 엉터리 번역이든 읽기 편하면 좋은 것이다. 물론 그 이야기도 어느 한도를 넘어서면 안되겠지만

그래서 씩씩 화가 났다. 제길, 설마 그 <데미안>도 번역자땜에 망친거 아냐? 그래서 나는 민음사판 <변신> 리뷰를 몇 개 뒤졌다. 역시,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말들이 많았다. 독일어 직역인데다가, 카프카의 어려운 문학세계때문에 더 어려워졌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동지를 얻은 것처럼 마음이 듬직해졌다.

기회가 되면, 이번에 새로 나온, 삽화도 아주 깔삼한, 그 책을 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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