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자들에게
이사벨 아옌데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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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배열되어 있는 문장들에서 작가의 깊은 감정이 느껴진다. 먹먹함도 있고 막막함도 있다. 이사벨 아옌데는 칠레 출신 소설가이다. 그녀의 주옥같은 작품 중 <영혼의 집>, <운명의 딸>, <세피아빛 초상>은 저자의 여성 3부작이라고 할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의 문학작품은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한 마술적 사실주의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녀는 젊은 시절에 양성평등을 위해 일을 했다. 번역 일을 하고 여러 언론사에서 일하며 그녀의 외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편지를 쓰다가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사랑하는 여자들에게>는 저자가 78세에 쓴 에세이로, 현대 젊은 여성들에게 앞선 세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자신의 인생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개인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시선에서 음미하는 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저 장녀로서, 여성, 아내, 엄마로서 공감하며 읽었다. 그리고 다양한 여성 삶의 형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기회였다. 저자가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러 본인의 급한 성격 탓에 엄마의 의지에 반하는 페미니즘 사상을 막무가내로 주입하려 했음을 인정한다고 고백한다. 그것은 잘못에 대한 고백이 아닌, 이해로부터의 인정이라고 느껴졌다. 개인을 떠나 세대와 세대의 간극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 거대한 바윗돌 같은 가부장주의, 원리주의, 파시즘, 전통 등의 강력한 저항들 속에서 그래도 살아 나가야 하는 남녀를 불문한 우리네 인생들. 그 안에서 '사랑'이란 단어로 씁쓸하거나 달콤하게 혹은 험난하지만 숭고한 존재들로 살아가는 것이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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