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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닮은 음악
이활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평점 :
침묵을 닮았다. 어떤 음악일까?
시를 읽었다. 꼭 여행을 떠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여행지에서 조용한 여행자가 되고, 일상의 이탈자가 된다.
우리는 각자의 터널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간다.
오늘도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어두운 터널 뒤에 가장 좋은 것을 기대하며 말이다.
시집을 다 읽은 후 하움출판사 블로그에서 이활 작가의 인터뷰 글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의 컨셉에 대해 작가의 시선에서 더 잘 알 수 있었다. 화자 대부분 고독한 여행자의 태도로 노래한다. 제목 자체가 주는 묵직함은 실제 작가가 몽골의 늑대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고 몽골로 여행을 하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작가는 '부드럽게 존재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하였다. 부드럽게 존재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과하다보면 부담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것을 언제나 조심스럽게 받아들이자는 의미라고한다. 시끌벅적한 소란과 가까운 음악이 아닌 침묵을 닮은 음악이 편안하고도 충분히 즐거운 음악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 혼자 산다>의 몽골로 떠난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밤이 드리워진 숙소에서 그 고요함, 나는 비록 TV 화면으로 보았지만, 출연자의 표정과 감탄사에서 어깨너머 추측해 본다. 일생에서 오로라 여행은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있는데 몽골의 고요함과 핀란드의 오로라를 기다리는 밤의 공기가 혹시 비슷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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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잠깐의 어두운 터널 뒤에
가장 좋은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나를 가장 의욕있는 상태로 만들어준다.
터널의 끝에서 빛의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을 때에도
나는 생각만큼 어렵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 다독인다.
내가 그만큼 어려/움이나 이 세상에 대해
잘 알고 있진 않을 거라고 스스ㄹ를 책망한다.
나는 알 수가 없다, 얼마나 좋은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나는 영원히 기대하면서 터널 끝을 향해갈 뿐이다.
- 이 활
*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