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스타일 아이콘
찰리 콜린스 지음, 박경리 옮김 / 브.레드(b.read)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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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다 칼로를 표현하는 단어들을 꼽아보자면, 대담함, 과감함, 솔직함, 석고 코르셋, 고통의 승화 등이 있을 것이다. 실제 그녀의 작품의 적나라함은 <프리다, 스타일 아이콘>에서 볼 수는 없었다. 통일된 색채와 작품에 대한 표현으로 일관성 있게 그녀의 일생을 곱게 전해주기 때문이다.

'짙은 일자 눈썹' '콧수염'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워낙 유명했던 화가라 그녀의 작품을 접할 때마다 항상 신선한 충격을 받곤 했다. 유명한 [부서진 기둥, 1944] 작품은 보는 순간 이미 그녀의 몸 전체로 퍼진 고통이 전달해 오는 것 같았으니까 말이다.

그녀의 성장통 이야기는 절대적으로 그녀의 평범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소아마비 증상으로 마른 체구에 약해진 오른 다리를 커버하기 위하여 양말을 여러 겹 겹쳐 신거나 패션 스타일을 이용해 신체적 약점을 감추는 센스를 발휘하고 당시 남자아이들과 함께 축구, 권투 등을 즐겼다고 하니 얼마나 열정적이었던 여성이었는가 짐작할 수 있었다.

신체를 단련하고 외양을 바꾸며

자신의 캐릭터를 담대하게 드러내는 일.

이때부터 프리다는 군중 속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일을 즐기고 있었다.

프리다 스타일 아이콘, 찰리 콜린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그녀의 패션은 '패션문화의 뮤즈'로 남아있다. '불멸의 인플루언서'라고 불릴 만큼 내로라하는 전 세계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엘사 스키아파렐리, 장 폴 고티에, 알렉산더 맥퀸, 돌체앤가바나, 알베르타 페레티, 발렌티노, 꼼데가르송, 지방시, 템펄리 런던 등에서 프리다 칼로에게 영감받은 컬렉션이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음을 <프리다, 스타일 아이콘> 다섯번째 챕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프리다의 스타일이 모순으로 가득했다고도 이야기한다. 그 스타일을 그토록 매혹적으로 만든 것은 프리다 자신의 다양한 모습, 그리고 창의성에 불을 지핀 수많은 요소가 함께 빚어낸 팽팽한 긴장이 분명했다는 말이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다. 결코 어느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되지 않은 그 '자유분방함'이 어쩌면 그녀를 표현하는 단어 중 제일 잘 나타내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하게 했다.

더불어 인상 깊었던 '시간이 멈춘 옷장' 이야기는 멕시코시티를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라 카사 아술에 꼭 가고 싶다는 동기를 일으켰다. 바르셀로나를 여행할 때 꼭 가게 되는 가우디 양식의 건축물을 보는 느낌일지 나 홀로 상상해 보았다.

프리다 칼로가 생을 마감 후 디에고 리베라가 라 카사 아술과 그 집에 있는 모든 것을 멕시코시티에 기증했는데 욕실을 포함한 프리다의 개인 공간을 폐쇄하는 조건이었다고 한다. 결국 50년이 지난 후, 오픈된 공간은 프리다의 열정과 삶을 열렬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온전한 상태였다고 한다. 욕실, 개인 공간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작품이 된 셈이다.

아름다움과 추함은 환상입니다.

결국은 모두가 자신의 내면을 보게 됩니다.

프리다 칼로



그녀의 컬러코드 이야기도 컬러심리를 공부했던 나를 흥미롭게 끌어들였다. 특히, 그녀를 곧잘 표현할 것만 같은 색상인 '마젠타'와 '노란색', '파란색'은 색감이 주는 심리를 추측해 보는 기회를 갖게 하였다.

프리다 칼로가 '당신을 그리고 싶지만, 아무런 색깔이 없다'는 표현은 그녀의 남편에 대한 표현이기도 했으나, 나는 오히려 그녀를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녀가 가지고 놀던 색채의 활용력을 빗대어 보면, 아무 색깔로 정의될 수 없는 그녀는 모든 색을 흡수하는 형태로 존재했다고 해석하고 싶어진다. 투명한 무(無)의 컬러는 곧 영험한 컬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불교에서의 '무아無我'가 떠오르기도 한다. 멕시코 예술 궁전에서 생의 마지막까지도 그녀의 창조성과 예술성으로 연결되어 감탄을 자아낸다. '마지막 커튼콜'이라는 연극 같은 삶을 멋지게 마무리하는, 그것을 또 외출이라고 표현하는 초연함 또한 멋지다. 역시 예술가다.

프리다 칼로, 불멸의 뮤즈이자 인플루언서, 그녀에 대한 여러 작품을 연결하여 읽고,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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