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활자를 통하여 내 머릿속에 그려보는 새로운 영화가 펼쳐지는 경험을 맛볼 수 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감정은 나이를 먹을수록 '인간에 대한 통찰력'과 밀접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윤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SF 로맨스는 신선한 자극을 준다. 가상현실 연애 플랫폼의 시나리오 작가와 트랜스 휴먼의 만남과 사랑. 그 만남을 타고 포식자라고 부르는 권위자를 통해 프로젝트에 휘말리는 에피소드, 책을 들면 읽어야 덮을 수 있는 흡입력을 오랜만에 느꼈던 것 같다. 이게 연애소설의 매력이지!
어머니의 종이책이 가지는 주인공의 애틋함은 분노와 복수, 안타까움과 아쉬움의 감정의 소용돌이였는데, 이 부분에서 정말로 머지않은 미래에서 사람들이 종이책과 멀어진다면, 고가의 취미로 수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절판된 책들은 고가로 우리에게 거래되고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