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50만부 발매기념 리커버 에디션) - 분노조절장애시대에 더 필요해진 감정 조절 육아법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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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Grow Review

리커버 에디션, 감정 조절 육아법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

책으로 성장하는 Rozy Review



면서 한 번도 욱하지 않았을 사람은 없었을 테다. '욱'이란 단어에 나 역시 욱했던 바람에 생긴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평소 우리가 쉽게 표현하는 '욱해서'라는 감정은 정말 어떤 것일까?

최근 내가 욱했던 상황은 무엇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지난 주말, 아이들을 데리고 수영장에 가게 되었다. 처음 방문하는 장소라서 입장 체계가 조금 생소했다. 라커룸 앞으로 도착했는데, 발권을 했던 곳이랑 라커룸 열쇠를 받아야 하는 곳이 달랐던 것이었다.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들어가서 아이들 수영 시킬 마음에 아이들에게 "엄마 열쇠 받아올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수영복 꺼내놔도 돼." 하고 바쁘게 수영가방을 라커룸 안에 넣고 열쇠 받는 곳으로 뛰어갔다. 열쇠를 받고 들어왔더니, 큰 딸이 발목을 접질려 앉아 있었다. 그때 나는 욱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엄마가 열쇠를 받아서 오나 안 오나 보려고 작은 딸이 문 앞으로 이동했는데 큰 딸이 작은 딸을 챙기러 따라나갔다가 엄마를 발견한 작은 딸이 "엄마 온다!" 하고 쑝 들어오는 바람에 몸을 급하게 틀어 순간 발목을 접질렸다고 한다.

욱은 딱딱하게 뭉친 감정의 덩어리다. 이것이 마치 폭탄처럼 튀어 나가 상대방을 공격한다. 사실 이 감정의 덩어리는 한 가지 감정이 아니다. 그 정체를 들여다보면 굉장히 세밀하고 다양하다. 화도 있고, 부끄러움도 있고, 걱정도 있고, 미안함도 있고, 당황스러움도 있고, 고통도 있고, 불쾌함도 있고, 배고픔도 있고, 불편함도 있을 수 있다. 욱 안에는 너무나 다양한 감정과 원인들이 뒤섞여 있다. 그런데 이 많은 감정을 그 감정 상태 그대로 느끼거나 표현하지 않고, 한데 똘똘 뭉쳐서 큰 덩어리로 만들어 상대방에게 쏘아 버리는 것이다.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

"엄마가 수영복 꺼내면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엄마 올 건데 왜 문 앞으로 따라 나왔어~"

외관상 괜찮겠지 싶었는데, 발을 딛는 움직이는 모습이 괜찮지 않았다. 아이들이 꽤 오래 기다렸던 수영장 방문이어서 물이라도 담그고 가자며 수영장에 들어갔지만 10분 남짓 있다가 의무실로 이동하였다.

맞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들의 연속일 수 있다. 게임 캐릭터처럼 엄마 뒤에 졸졸 붙어있는 상황이 아니고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에 변수는 더 많이 생긴다. 내가 큰딸이 발목을 접질려 앉아 있는 상황에서, 욱했던 감정은 '당황스럽고 안타까움'의 감정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그렇게 학수고대했던 수영장 방문에서 수영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다쳤던 사실에 큰 딸은 얼마나 속상할까의 생각까지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는 엄마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다 보고 있다.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

"동생 챙기려고 이동하다 보면 그럴 수 있지."

"엄마가 아까 열쇠 가지러 갈 때 너희한테 수영복을 꺼내는 걸 더 자세히 설명했어야 했던 것 같아."

"어제부터 몸으로 놀아서 다치면 수영장 못 간다고 했는데, 여기서 다칠 줄이야!"

"다친 건 돌이킬 수 없고, 엄마 생각엔 수영장에 발이라도 우선 담가보자. 이대로 돌아가면 네가 너무 속상할 것 같아."

"이렇게 다치면 저기 의무실이라고 적혀있지? 저기로 가서 상황을 이야기하는 거야. 같이 가보자."

"샤워 후에 파스를 이렇게 뿌리고 병원을 찾아보자."

"오늘 그래도 여기 수영장의 이용방법을 알았으니까 다음에 왔을 땐 신나게 놀 수 있을 거야."

나의 대화가 무조건 잘했다고 글로 적은 것은 아니다. 분명 감정이 앞서 나오는 표현들도 있었고,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표현이 공존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서 적었다. 그때의 내 마음 상태이기도 했다. 아이와 이야기해 보니 아픈 것보다 수영을 못해서 속상해서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동생이 나가지만 않았어도 다치지 않았을 거라고 이야기도 했다.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는 둘째 딸이 태어난 즈음 읽게 되었는데, 이번에 리커버 에디션으로 나온다고 해서 다시 한번 읽게 되었다. 여전히 오은영 박사님의 육아 철학이 가득 담겨있다. 동시에 기다림과 존중, 유연함과 단단함으로 소통하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은영 박사의 부모 십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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