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빈칸 - 당신의 생활 속에 반짝이는 크리에이티브 조각들
최장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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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Grow Review

당신의 생활 속에 반짝이는 크리에이티브 조각들

일상의 빈칸

최장순

책으로 성장하는 Rozy Review


을 읽고 나면 그 책이 주는 고유의 여운이 있다. 마지막 장을 넘긴 다음, 바로 그 책 위로 손을 올려 생각해 본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요즘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재미있는 놀이가 있다면, 나와 어떤 기회로든 만나게 된 책을 통하여 나를 성찰하는 '서재의 빈칸 채우기'다.

빈칸을 채우는 나의 서재는 바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블로그다. 쌓여가는 책들에 따라 나만의 블로그 대문 디자인을 바꾸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변경할 만한 영감을 얻게 되었다. 최장순 교수님의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를 살짝이라도 전달받은 걸까?

거리의 간판, 카페 인테리어, 길거리에 뿌려진 명함들, 전봇대 스티커 디자인, 아이들의 열광하는 캐릭터, PC방, 철물점, 인쇄소, 그리고 그 흔한 초코파이에 이르기까지 일상을 좀 더 진지하게 들여다보면, 무궁무진한 '빈칸'이 발견된다. 그 빈칸에 새로운 의미를 채워 넣게 되면, 일상은 새로운 세상으로 거듭난다.

일상의 빈칸, 최장순


<일상의 빈칸>을 읽는 내내 저자와 함께 거리를 거닐어 돌아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무작정 하늘로 날았다가 하늘에서 내려다본다. 이어서 줌 인! 세부적으로 확대된 세상의 이모저모를 뜯어보는 재미를 느꼈다고 해야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몸이 붕 뜬 느낌으로 일상 속 채워진 빈칸들을 통해 숨겨진 스토리를 듣게 된다. 이 책은 다큐 같으면서도 그 안에 '힙한 인문학적 센스'들이 가득 담겨있다. 시점은 대략 이런 식으로 이동한다. 지나가다 붙어있거나 떨어져 있는 명함을 가만히 살펴보는가 하면, 거리의 간판을 가리키며 하나씩 쳐다보게 된다. 보이는 것, 그 자체의 매력을 찾는다. 주인의 철학과 취향을 반영한 그 무언가의 빈칸에 대해 한 번씩 상상해 보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거다.




나는 간판을 읽으면서 이상주의자, 공리주의자, 비평가, 쾌락주의자로 유형 분석한 글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그 부분을 읽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 보이지 않던 간판들이 눈에 들어오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간판의 얼굴을 최종적으로 올린 간판의 주인들에 대해 상상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였다. 간판이란 물성에서 인간 냄새를 맡아보는 셈이었다.

하철은 하나의 텍스트다. 그 안의 모든 사물, 사람, 장소, 공간 역시 모두 텍스트다. 세계는 거대한 텍스트다. 거대한 산문이자 의미로 드글거리는 무한광활한 우주다. 세계라는 거대한 우주를 텍스트로 읽어내는 우리는, 관습이라는 중력을 딛고 우주를 부유하는 기획자다.

일상의 빈칸, 최장순

[AI 디자이너, 미드저니] 글에서는 가상 인간 '로지'도 나온다. '로지'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는 나는 개인적으로 영문으로 쓰인 'ROZY'의 싱글 앨범 재킷에 눈길이 간다.

우리 삶에 자리를 잡은 AI에 관한 이야기에서 역시나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언어의 힘'은 좀 더 인간만의 영역으로 진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가벼운 언어유희를 비롯하여 '레트로'나 '레프로' 같은 과거를 재해석하는 행위들, 깊은 은유 등의 기법들을 통하여 언어의 의미들을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평범한 것들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언어술사의 노트를 엿본다면,

우리도 조금은 크리에이티브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감각이 열릴 것이다.



* 본 리뷰는 해당업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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