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딸에게 힘이 되어주는, 부모의 말 공부 부모의 말 공부
이현정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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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딸에게 힘이 되어주는

부모의 말 공부

이현정


춘기 초기의 큰딸과 함께 어제 등굣길에 나눈 대화이다.

"엄마, 일요일 저녁에는

게임을 9시 30분까지만 해야겠어."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아빠랑 30분을 더 했더니

월요일 아침에 진짜 일어나기 힘드네."

나와 정해진 시간까지 하기로 했는데 게임을 좋아하는 아빠가 30분만 더 하자고 큰딸을 꼬드겨 게임을 하고 늦게 잔 지난밤이었다. 아빠랑 같이하는 거니까, 알았다고 했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날 때 힘들어하지는 마.'라고 미리 경고한 부분은 있었다.

"응, 그럴 수 있지,

저녁에 게임을 하는 게 상당히 피곤하지."

"우리가 주말에만 게임을 하잖아,

그 게임도 웬만하면 낮에 해야겠어."

어린이날 기념으로 구입한 게임기는 가족이 함께하는 게임기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나에게 걱정덩어리이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고 궁금해하는 게임을 계속 미루며 하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분배해 해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핸드폰을 초반에 구입해 주던 심정과 비슷했다. 단, 조건은 주말(공휴일 포함)에만 게임기를 하기로 규칙을 정했다. 큰딸은 5월 첫째 주 휴일과 주말, 둘째 주 주말에 게임을 아주 열심히 했다. 초반에는 나도 함께 게임을 했는데 몇 번 같이 하더니 '게임 못하는 엄마'로 낙인찍히고야 말았다.

"엄마는 게임이 재미있어서 좋긴 한데 집중하니까 눈을 덜 깜박이는 것 같아. 너무 오래 하면 눈이 피곤하더라고. 게임도 에너지를 뺏기는 활동이라 그런지 더 피곤하네."

은근슬쩍 들으라고 한 소리였는데 큰딸은 꿈쩍도 안 했다. 나도 새로운 미디어 기기를 구입하면 며칠 동안은 한참 탐색하기에 급급했기에 큰딸의 행동에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하고 싶은 만큼 해보라고 권유했다. 무엇보다 몸소 경험하라는 뜻에서 말이다. 그래도 결국 내 의도대로 아이가 '게임 시간이 길어지면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라는 사실을 느꼈으니 초반 탐색전은 성공한 셈이었다.

<사춘기 딸에게 힘이 되어주는, 부모의 말 공부>를 읽기 시작하니 우리 자매들과 나눈 밀당(밀고 당기기)하듯 대화했던 내용들이 속속들이 생각이 났다. 내가 이끌어가는 대화가 어떤 부분에는 잘한 점도 있었지만 부족한 점도 많아 반성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어쩌면 당장은 큰딸이 사춘기 초기에 막 진입한 시기라 그렇게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겠지만, 앞으로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이 되면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 않는가!

나의 사춘기 시절을 돌이켜보면 두려워지는 부분도 있다.


<사춘기 아이들의 특징> , 사춘기 딸에게 힘이 되어주는 부모의 말 공부, 이현정






사춘기라는 시간은 부모에게 위기의 순간이지만

딸에게는 아름다운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시간입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이겨낸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듯

끝날 것 같지 않은 사춘기는 인내의 시간을 지나

비로소 아름답게 활짝 핀 꽃잎으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귀한 열매를 맺게 되지요.


사춘기 딸에게 힘이 되어주는 부모의 말 공부, 이현정







'외롭지 않게 아이의 곁을 지켜야겠다.' 그 마음 하나로 딸의 속도에 맞춰, 딸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나의 필요를 기다렸습니다. 어떤 날은 한결같이 든든한 소나무가 되었고, 어떤 날은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등나무가 되었습니다.

물론 어떤 날은 온갖 불평과 불만을 들어주는 대나무가 되었지요.

사춘기 딸에게 힘이 되어주는 부모의 말 공부, 이현정



읽다 보니 김미경 강사님의 경험담이 생각이 났다. 열정 하나로 예술고를 진학한 아들의 갑작스러운 자퇴, 방황의 시간에서 엄마로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했는지 말이다. 아이가 지하 3층에 있다면, 그보다 더 낮은 층에서 아이를 받쳐줘야 한다는 말.(정확한 인용 표현은 아니지만 의미가 그렇다.)

중요한 사실은 엄마라고 해서 아이보다 더 밑바닥으로 내려가 받쳐주는 행동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과연 김미경 강사님처럼 잘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도 던져 보았다.

이 책은 영유아 시기를 지난, 사춘기를 앞둔 부모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나는 자매를 키우고 있어서 ‘사춘기 딸에게 힘이 되어주는’ 버전을 보게 되었는데, 아들을 키우는 부모에게는 ‘사춘기 아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버전의 책을 보면 될 것 같다. 분명히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의 청소년들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부모의 성장을 돕는 책’이 되리라 믿는다.



아이와 부모의 동반성장이라는

선물을 안겨준다는 사춘기,

우리는 그렇게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다.

지금 나와 우리 엄마가

친구가 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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