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김하나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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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행동 카라 * 문학동네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9인의 작가

느 집 아이들처럼 우리 아이들도 강아지도 키우고 고양이도 키우고 싶다고 항상 말한다. 난 똑같이 대답한다. 성인이 되어 너희가 그 동물들을 책임질 수 있을 때 키우라고, 보고만 있고 놀기만 한순간이 다가 아니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준다. 나의 대답을 온전히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반려동물이 한 마리의 동물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한 생명’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모든 것들을 우리의 삶에 넓고 깊게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당장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는 대신 자매들의 정서를 존중하기 위해서, 남편이 아이들에게 선물해 주는 시간이 있다. 주기적으로 애견카페를 향한다. 나는 두 자매들이 아플 때면 '강아지와 고양이를 보러 가려면 너희들이 아프지 않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10년 전쯤이었을까, 남편이 강아지 한 마리 키워볼까라고 제안했을 때, 나는 우스갯소리로 '반려동물을 키울 거면 아이를 하나 더 나을 거야.'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를 읽으면서 나는 반려동물과 반려식물의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반려생물을 키우는 누구든 이 에세이를 읽으면 작가들의 시선에 공감하며 감성 충만해지는 하루를 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는 종종 개를 보면 슬프다. 포인핸드 같은 곳에서 입양 가족을 기다리는 개들의 불안하고 처량한 눈빛을 볼 때도 당연히 그렇지만, 가족에게 사랑받는 행복한 개조차도 잠깐 가게 앞에 묶여 혼자 남겨지면 출입문만 바라보며 시선을 못 떼는데, 나는 그런 개의 뒤통수를 볼 때도 슬퍼진다. 개는 왜 사람 따위를 이토록 사랑하는 걸까. 개의 중심은 제 안에 있지 않고 자기가 바라보는 사람 안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We don't deserve dogs' 라는 말처럼, 많은 경우 인간들은 개의 맹목적이고 순수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설명해줄 수 없다는 것, 김하나, p21

나는 무언가에 애정을 지니는 일이란 세상을 아주 복잡한 방식으로 이해하겠다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그를 사랑하는 순간 우리는 그가 위치패 있는 그 지점뿐 아니라 연결된 배경까지 모두 받아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장군이가 내 삶에 들어오면서 나는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을 장군이에 빛대어 받아들이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자신에게 익숙한 정보를 가져와 어떤 상황을 해석하는 일은 아주 자연스러우니까. 나는 아기의 옹알이나 손짓, 종종거리는 비둘기의 몸짓, 길냥이의 신중한 걸음, 유유히 헤엄치는 연못의 물고기들이나 풀벌레들까지 장군이를 느끼듯 느꼈다. 이 경우 가장 큰 변화는 나와 무과하지 않다는 감각이 생긴다는 것이다.

서로가 있어서 다행인 ㅡ 장군이와 장군이에 대한 기억들, 김금희 p65


기르지 말고 돕자.

아이들과 우리 자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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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람이 책임을 질 수 없는 대상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감은 애초부터 그걸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고. 때문에 나처럼 동물을 좋아는 하지만 한 생명을 책임지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사람을 위해 내가 하는 두번째 제안은 말 그대로 기르지 말고 돕자는 것이다.

기르지 말자, 이석원, p173




기르지 말고 돕자.

아이들과 우리 자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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