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집 아이들처럼 우리 아이들도 강아지도 키우고 고양이도 키우고 싶다고 항상 말한다. 난 똑같이 대답한다. 성인이 되어 너희가 그 동물들을 책임질 수 있을 때 키우라고, 보고만 있고 놀기만 한순간이 다가 아니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준다. 나의 대답을 온전히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반려동물이 한 마리의 동물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한 생명’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모든 것들을 우리의 삶에 넓고 깊게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당장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는 대신 자매들의 정서를 존중하기 위해서, 남편이 아이들에게 선물해 주는 시간이 있다. 주기적으로 애견카페를 향한다. 나는 두 자매들이 아플 때면 '강아지와 고양이를 보러 가려면 너희들이 아프지 않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10년 전쯤이었을까, 남편이 강아지 한 마리 키워볼까라고 제안했을 때, 나는 우스갯소리로 '반려동물을 키울 거면 아이를 하나 더 나을 거야.'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를 읽으면서 나는 반려동물과 반려식물의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반려생물을 키우는 누구든 이 에세이를 읽으면 작가들의 시선에 공감하며 감성 충만해지는 하루를 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는 종종 개를 보면 슬프다. 포인핸드 같은 곳에서 입양 가족을 기다리는 개들의 불안하고 처량한 눈빛을 볼 때도 당연히 그렇지만, 가족에게 사랑받는 행복한 개조차도 잠깐 가게 앞에 묶여 혼자 남겨지면 출입문만 바라보며 시선을 못 떼는데, 나는 그런 개의 뒤통수를 볼 때도 슬퍼진다. 개는 왜 사람 따위를 이토록 사랑하는 걸까. 개의 중심은 제 안에 있지 않고 자기가 바라보는 사람 안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We don't deserve dogs' 라는 말처럼, 많은 경우 인간들은 개의 맹목적이고 순수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