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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의 예수 - 복음 안에서 만나는 중동
앤드류 톰슨 지음, 오주영 옮김, 김태완.김현경 감수 / 두란노 / 2019년 8월
평점 :
이슬람 때문에 온 나라와 교회가 시끄럽다. 아니, 전세계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난민 문제와 맞물려 단순 난민이 아니라 이슬람 사상으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입국하려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논리이다.
사실 이슬람에 대해서 다니엘의 네 신상 중 마지막 신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기존에는 로마라고 해석했었는데, 이슬람과 마지막 신상과 실제 여러모로 닮았다.
나는 이슬람에 대해 아는 게 없다. (기독교도 사실 다 모르고)
폭력, 라마단, 기도,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차별과 학대 정도 가 내가 가진 관념이다.
이 책은 신약 당시의 문화를 아직까지 어느 정도 간직한 중동의 문화를 바탕으로
그들의 입장에서 복음이 어떻게 들릴지 몇 가지 예로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성공회 신부로서 옥스퍼드를 나와 대영제국훈장까지 받았다. 아랍에서 그들과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겪은 예들을 보여준다.
사실 영국이라고 하면 유럽 철학과 신학의 발전에서 빼 놓을 수가 없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나고 자란 유럽인이 아랍 문화에 관한 글을 쓰는데 겸손함이 느껴졌다.
읽는 내내 참으로 많은 부분 새로이 배웠다.
한 예로, 한 밤중 찾아 온 친구를 위해 옆 집에 가서 빵을 달라고 구하는 예화에서
나는 그동안 간절한 기도, 끈질김, 인내,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이 예화의 주인공은 빵달라고 온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초점을 빵을 내어주는 주인에게 맞추니 전혀 다른 시각이 보였다.
우리 삶 속에서 역사해달라는 기도를 통해 우리 자신의 필요를 채우고 우리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 만이 아니라 아버지 하나님 당신의 이름이 영화로워지는 길이라는 부분이 놀라웠다.
내가 빈 손으로 허기진 친구에게 돌아가는 것이 나만 수치가 아니라, 요청 받은 아버지의 수치라는...
또 탕자 아들을 둔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먼 데서부터 달리는데,
그 치렁치렁한 옷자락을 높이 쳐들고 자신의 모든 고귀함을 내버린채, 수치를 무릅쓰고 사람들 앞에서 패륜아들을 맞으러 달린다는 내용도 큰 울림이 되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예화들이
중동의 문화 속에서 풀리면 더 깊은 통찰과 은혜가 된다.
종교 간의 대화라고 하면 마치 다원주의 같아서 경기를 일으키는 분들이 있다.
이슬람이라면 무조건 이단으로 보고, 위험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종교로 보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는데,
이 책은 그들에게 오히려 그들과 그들의 문화를 통해
예수님의 말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구약부터 본다면 아랍인은 특별히 유대인과 같은 아브라함의 자손이고,
구약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중동 문화를 간직한 이슬람과의 대화는
이슬람이나 꾸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하나님이 복음 듣기를 원하는 자녀이므로
그들의 상황과 환경을 이해하고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문화를 통해 우리가 성경을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