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까투리
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 / 낮은산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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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엄마까투리와 아홉 마리의 새끼. 꽉 찬 그 새끼들을 버리지 못하고 죽음으로 키워 낸 엄마 까투리 이야기.

읽고 읽고 또 읽고, 울고 울고 또 울고......

그림 또한 아주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강하고 치열한 붓끝이 보였다.

아이들에게 읽어 주고 보여 주기에 너무 생생했다.  마치 내가 그 불 난 숲 가운데 서 있는 것처럼 두려움이 먼저 들었다.

아홉 마리의 새끼들이 엄마 뒤를 따라 뛸 때는 나도 같이 뛰는 것 같았고,

엄마 까투리가 불길 사이에서 오르락 내리락 할 때 나도 같이 가슴이 뛰었다.

새끼들이 엄마 까투리 날개 밑으로 파고 들어 갈 때,

엄마 까투리가 잔뜩 웅크리고 그 뜨거운 기운을 막아내고 있을 때 나도 같이 잔뜩 몸이 숙여졌다.

이야기가 그렇게 끝났다면 아이들을 위해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었겠으나,

박서방아저씨의 등장으로 이야기를 두 번째 막이 오른다.

다 타고 낡아 바스라질때까지 엄마 까투리의 몸뚱아리는 새끼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아홉 마리의 새끼들이 다 자랄 때까지 엄마 까투리는 울지도 않고 떠나지도 않았다. 죽어서도 엄마는 엄마였다.

이 책에 짧은 편지를 써서 친구들과 아이들에게 선물해야겠다.

그리고 늙으신 우리 부모님에게도 감사하다는 편지를 써야 겠다.

권정생 선생이 이 책을 보고 돌아가셨다면 참으로 기쁘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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