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호 판사의 하나님 나라와 공동선 - 공적 광장에 선 기독교인의 소명
천종호 지음 / 두란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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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욕을 먹는 시대에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선이란 개념은 참 어렵다.

교회 그 자체가 이미 악으로 손절당하는 분위기에서

선을 정의한다는 것은

우리로 치면 이단이 구원을 논한다는 기분이랄까.



천종호 판사님은

하도 언론에서 이름을 들어서 이런 훌륭한 분이 계시구나 했었는데

최근 '소년심판'이라는 드라마를 추천 받아 보고서

위기라는 선線을 넘어서 악惡이 된 비행, 불량, 범죄 청소년들을 만나는 법조인들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었다.

그런 시기에 당연히 읽지 않을 수 없는 책.


판사님 똑똑한 거야 알지만...

첫 단추 부터 이거 조직신학개론 아닙니까....

솔직히 이때 '아, 내가 책을 잘못 잡았구나' 싶었음요...

그런데 이건 정말 시작에 불과했다.


청소년 문제에는 늘 가정의 위기, 붕괴라는 절대 법칙이 존재한다.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 안에서 부부가 사랑하고 배려하고 협력하는 것이 자녀에게 최고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종교를 떠나 인류가 보편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부모의 모습이 자녀에게 최고의 선물이고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사회고 가정이고 어른다운 어른이 없어서

아이들이 방황하고 양심이 마비되는 것 아닌가.

연합이 하나님의 성품이니

단절이 사단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인 가정-부부관계가 산산조각 나면

한 인간이 가정에서, 사회에서 단절된다.

그것이 사단의 전략이며

그 전쟁에서 가장 약한 어린이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


흔히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국가가 나서야 한다 말하는데

국가의 정의는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국가의 시대에 따른 다양한 정의까지 다루신다.

(판사님... 논문 수 십 권을 이 한 책에 압축하신 것 같아요ㅠ)



아무래도 나는 역사적으로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당한 기억이 있어서

공동, 공공 이런 단어 들으면 우선 경계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자, 그렇다면 공동선이란,

판사님 말씀대로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타자와의 단절 속에서 자기 자신만을 위하여 추구하는 고립선이 아닌 선 이라고 정의를 내려 주셨다.

더 짧게 줄여보니

나만을 위한 선이 아닌 공동체 안에서의 선.

이러면 될까.

혼밥, 혼술, 비혼, 딩크...등

타자와의 단절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은 고립이 아니라

관심이고, 사랑이며, 연대이다.

그런데 지금의 문화는

타인에게 관심을 갖는 것도,

다가가는 것도 무례라고 가르친다.

요즘 교회 등록하면서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저한테 연락하시면 교회 안 나갈거에요.' 이다.

그들에게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행하는 것이 선일까.

신학과 일반학을 넘나드는 글이라

읽기에 재미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보와 논거가 들었음에도

글이 술술술 넘어갔다.

한국말임에도 잔뜩 꼬아서 해석이 필요한 글도 있는데

감사하게도 쉽게 써 주셔서

나같은 사람도 한 번에 넘어갈 수 있게 해주셨다.

목회자와 신학생은 필독서로 지정해야 함.

가정과 국가, 지역사회에서 교회의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읽어봐야 하는 책이다.

교회 안에서 싸움이 지긋지긋하다 하는 사람들,

예수는 믿는데 교회는 싫다 하는 사람들.

다 와서 읽으라고 외치고 싶다.

이 공동선이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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