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조은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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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20대 30대를 직업을 갖고 열심히 뛰어서

그렇게 살아온 시간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산다 전제하고

글들을 쓰신 것 같다.

그런데 나와는 전혀 다른 과거를 보내셔서 그런지

교차점 찾기가 어려웠다.


다 읽고 나서 보니 표지에 "마흔이 되기 전에..." 라고 써 있네.

아하....

내가 책 소개를 건성으로 읽었구먼.. 

나오는 헛웃음...


그래.. 

40세 에게 필요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30세에게 더 적절하다고 본다.



40이라는 나이를 겪으면서

이렇게 내가 무력하고 무능하다는 점에 놀란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고

시켜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아무 것도 못하겠다는 기분이 많이 든다.

그토록 비웃었던 단순 반복 작업이 이젠 가장 편안하게 느껴진다.


길을 잃은 느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누가 나 좀 구해달라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내 입장에서 평범한 40은,

백 세 시대, 인생의 한 가운데에서 아이들을 기르면서 오춘기 격변을 겪고 있는 나이랄까.


독립시켜야 하는 생명체를 품는 중이라

둥지를 꾸리면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면서, 매일 심신의 한계를 느끼면서...

그리고 노쇠해진 부모님을 곁에서 지켜보며 삶이 무엇인가 묻는 나이..


먼지가 자욱한 화장대 앞에서 간신히 썬크림 하나 바르고

아침에 머리도 말리지 못한채

아이를 데리고 뛰어나가는 그런 게 평범한 40대 아닌가.


20대가 젖은 머리로 나가면 청량함이라도 있지,

40대가 젖은 머리로 나가면 꼭 물에 빠진 무엇과 같다,

지난 주에 사 놓은 고기가 결국 냉장고에서 다 썩었겠다 안타까워하며

다음 주 부모님 병원 예약 시간 잊지 말자 

작은 아이 받아쓰기 못 봐줘서 오늘 시험 어쩌나 

이 모든 생각이 한 순간에 지나가는 게 40대의 시간.


그런 시간을 보내는 나에게

이 책은 너무 우아하다.

너무 우아해...


이 책은 싱글의 30대 여성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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