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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선생님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56
셰인 페이슬리 지음, 전지숙 옮김 / 책과콩나무 / 2019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아이는 이제 겨우 초등학생이지만,
학년이 올라갈 수록 엄청난 양의 공부량에 놀라고 있는
초보엄마 1인.
교과서가 제일 어려워요~
아니 왜,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 걸까...
거꾸로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많은 양을 머리에 집어넣기 위해 애쓰던 내가 생각났다.
인간이 못할 양은 아니겠지만, 공부의 목적도, 의미도 없다면
얼마나 끔찍한 상황인지....
공부의 가장 큰 의미는,
'알아가는 즐거움' 이다.
타고난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고등학교 때 전교 수학 탑인 친구에게
수학이 왜 재밌니? 물었는데
어려운 문제를 몇 날 씨름한 끝에 풀어냈을 때 쾌감이 있다는 답을 들었을 때
물론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요즘 공부는
누가누가 많이 아나 뿐만이 아니라
누가누가 주도 하나
적극성을 본다.
기업에서도 똑똑한 애들 뽑았더니
협동도 안 되고, 눈치도 없고, 이기적이고...
그래서 면접관들이 엇비슷한 이력서이면
성격좋고 단합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한다.
이 책에서 화자는 공부를 잘하는 편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학년을 시작하는
'토미 굿맨' 이다.
이름처럼 굿맨 Good Man 이다.
공부도 잘하고 자신감 넘치는, 게다가 남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이런 아들 하나 있으면 좋겠다.)
첫날, 이름처럼 비프리 Be Free 하게
선생님이
'절대 공부하지 말라,
난 학자금대출을 갚기 위해 이자리에 있는것이니!'
라고 말하자
우리 굿맨은 실망하고...
평범한 아이들은 환호하고..
비디오게임에 그림그리기에 하고 싶은 것 실컷 하다하다 지치고
갑자기 아이들 사이에 공부의 불길이 솟아 오른다.
사람이란 참 간사한 것이
하지 말라 하면 더 하고 싶고
몰래 먹는 떡이 더 맛있는 법!
아이들은 선생님 눈을 피해 공부하기 시작하고
파수꾼까지 두며
서로 가르치며 배우니
당연히 이해도나 몰입도가 쑥쑥!
이게 바로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지!

당당하게 '우리만의 수업'을 하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을 공부했다는...
그러나 학부모 공개수업 이후
부모님들은 담임의 영 마뜩찮은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론은 책에서 확인하시길...

현장학습에도
일률적으로 줄서서 눈도장찍고 떠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정해
자신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관찰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깊이 탐구하여 주제 조사 발표까지 한다.
이 얼마나 이상적인 교실인지!
우리 나라에서도 한 번 이런 정신을 위해 자율학기제를 도입하였으나...
고소득층 아이들에겐 선행학습 기간이 되고
저소득층에서는 아이들 끼니도 못 챙겨 먹고 방임이 되는...ㅠㅠ
(공교육이 도대체 무언가..)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으니
오히려 본능적(?) 으로 배움을 갈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아이들이 읽고
함께 토론하기에도 괜찮은 주제이다.
공부란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왜, 어떻게 하는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