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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학교 - 세상 어디에도 있는 인생성형학교
착한재벌샘정(이영미) 지음 / 행복에너지 / 2018년 8월
평점 :
좋은 책은 오히려 진도가 안 나간다.
생각이 많아져서 읽고 다시 읽고.

교사는 학생 없이는 '교사로서' 존재할 수 없다는 고백이
왜 이렇게 감동적인가.
사명 따윈 쌈 싸먹은지 오래,
내 연금 길에 방해되지지 마라고
학생들한테 거리 두는 선생들이 많아
상처 받은 아이들도 부모들도 많은데...
시작부터 힐링힐링~
학교란 무엇을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무엇이 무엇인지는 몰랐다.
내가 선택할 수 있다고 배운 기억이 없다.
주어진 지식을, 상황을 혹은 문화를, 유행을, 인습을 받아들이는 것만 해도 벅차서 그 뒤에 뭘 생각할 수 없었다.
교육부에서는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해 애를 많이 썼겠지만.
그렇게 덜 큰 아이들이 사회 나와서 방황하고 겁먹고.
이 책이 주는 것은 거창하고 복잡한 답이 아니다.
그 어떤 문제도 선생님은 까르르깔깔 하면서
'얘, 뭐가 그리 심각해? 네가 원하는 대로 해봐!' 할 듯.

옷이란 남을 불편하게 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내 기준과 목적이 남의 눈이라면 불행하게 만든다.
뒤에 나오는 명품백 일화도 그러하다.
나는 9년 동안 기저귀가방만 들어서 그런지
명품백에는 아무 관심이 없으나
광풍처럼 한국을 휩쓸었던 명품바람을 보면 불쌍하기까지 했다.
부를 과시해서 내 가치를 높여 내 안전함을 보장받고 싶은가...
그들의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해 명품을 쓴다고 말해도 될 듯하다.
그러나 명품백만 아니지
사실 나도 남의 기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본다.
난 누구를 위하여 숨을 쉬나.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은 나 하나로 족하다.
가방도 액세서리도 책도 아닌 바로 나.
샘정은 제자들에게 이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 같다.
너 하나로, 너이기 때문에 귀한 거야.
누가 뭐래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넌 가장 가치있어.
지금 내 아이에게 들려줘야 하는 말이다.
이런 선생님만 12년 만나고 사회로 나가면
얼마나 긍정적이고 실현적인 아이들이 넘칠까!
'슨생님한테는 연금 아깝지 않아요~
노후 편히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