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만 했을 뿐인데, 마음이 편안해졌다 - 일, 가정, 관계가 술술 풀린다 감정을 움직이는 정리의 법칙
다네이치 쇼가쿠 지음, 유민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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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된 말로 '열 받을 때', 나는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평소에는 방 안 가득 발에 걸리적 거려도 내버려두면서, 화가 나거나 복잡한 상황이 생기면 탁탁 정리하고 청소기를 돌린다. 그러고 나면 뭔가 문제를 해결하거나 감정을 정리하기가 수월해지는 기분이 든다.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도, 혼이 난 뒤 방이나 책상 정리를 하게 한다. 그러면 아이들도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정리의 중요성은 이미 알고 있다. 이전 어느 책에서 '정리의 뇌'가 따로 있다는 말을 들으며 끄덕끄덕 하고 '그래서 난 정리가 안 되는 것이었구나.' 합리화 했는데 이 작가의 글이 나를 쿡 찔렀다.

그중에는 물건이 많고 어수선한 상태일 때 마음이 더 편하다고 합리화하며 아예 청소를 포기하고 계속 어지르기만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생각해도, 어수선한 환경에서 오는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설령 어질러진 방이 편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무의식에는 사실 마이너스만 될 뿐입니다. (p.30 )




작가는 구카이 밀교 아래에서 공부했다 한다. 풍수에도 전문가이다. 그래서 일반적이고 이성적인 내용을 '기'와 연관시켜 이야기한다. 본인 분야이니까 그럴 것이다. 그러나 굳이 풍수나 기와 연관하지 않아도 충분히 납득될 만한 것들이다. 책 곳곳에서 일본 특유의 신심이 드러난다.

현관에 들어왔을 때 정면으로 거울이 보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문 정면에 설치하면 밖에서 들어온 기를 거울이 도로 반사해버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관문에 거울을 거는 것도 기가 드나드는 것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합니다.(p.82)


사람이 집에 들어올 때는 현관문이 열리고 익숙한 집안 공기를 맡으면서 긴장이 순간 풀어지게 되는데. 거울이 보이면 사람의 형체가 반사되니 무의식 중에 다시 긴장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당연히 거울을 정면으로 놓으면 안 되는데 굳이 '기'와 연결시켜 설명한다
재미로 읽으면 되지만, 정리정돈과 마음의 관계를 풍속적인 근거로만 이끌고 가니 정리하면 삶이 바뀔 것이라는 책의 소개가 허풍 같이 느껴진다.

또 마지막 부분에 어떠한 상황에도 평상심을 잃지 않는 10가지 습관 이란 주제로 이 얇은 책의 40페이지 이상 할애하고 있다. 구카이 대사의 말도 한 줄 있다. 물리적 정리와 직접적 관계는 없으나, 감정 정리를 내면 환경을 정리하는 것으로 본다.  아마 이 작가의 이력을 보아서 그가 직접 말하고 싶은 본론은 사실 이 부분인 것 같다.

이 책은 거창하지 않게 이론은 축소하고 현장실습에 바로 투입되도록 정리법을 구성하여 바로 따라 할 수 있다.  담백하고 쉬운 문장이라 술술 읽히는 것이 장점이다.

지금 지쳐서 이 책의 정리법을 따라할 에너지도 없다면, 이 작가의 말처럼 현관만 정리하자. 그 습관 하나로 인생이 크게 바뀔 것 까진 아니지만, 깨끗한 현관을 들어서는 남편과 아이들의 외침이 달라질 것이다.

"엄마! 무슨 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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