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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먼저 전대미문의 논문 조작 스캔들로 2002 월드컵 이후로 온 국민을 단 하나의 키워드에 집결시킨 황우석 교수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의 허위 논문으로 인해 TV, 신문에서 밤낮없이 국민들에게 생명 공학 교육을 시켜준 덕택에 이 책 <레몬>에 언급된 인간 복제 기술과 관련된 다소 낯선 설명에 대한 충분한 예습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
<레몬>은 주인공 두명의 이야기를 한 챕터씩 번갈아가며 진행시켜나가는 병렬식(이런 표현이 있는진 잘 모르겠지만)이야기 구성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전개가 웬지 구닥다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마도 저 멀리 '찰리 채플린'의 <독재자>로 부터 비교적 최근작인 '류승완'감독의 <주먹이 운다>까지 이런 형식을 띈 일련의 영화들이 이미 다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종말 부분에 가서 챕터의 길이를 짧게 가져가며 긴장감을 고조 시키는 방법도 역시 식상합니다. 1992년에 씌어진 작품이긴 하지만 소재가 '인간복제'(사실 이 단어도 일종의 '고자질'일 수 있는데요. 책 뒤 표지에 대놓고 써져 있으니까 뭐 그냥 적겠습니다.)라는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사건임을 감안하면 좀더 신선한 방법이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이제까지 읽은 세권(<호숫가 살인사건>,<g@me>,<레몬>)의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통해서 본 작가의 취향으로 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이 작품 <레몬>의 경우, 뒷부분에 가서 등장인물들끼리 얼키고 설키는 이런 식의 설정이라면 차라리 '스크루볼 코미디'풍으로 갔으면 - 그러기엔 소재가 다소 무겁게 느껴지긴 하지만 - 훨씬 더 '엔터테인먼트'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나름대로의 추측도 해 봅니다.
제 경우엔 세권의 작품중 <g@me>과 <레몬>이 <호숫가 살인사건>에 비해 후반부로 갈 수록 흥미가가 조금씩 떨어지는것 같다는 느낌이었는데요, <호숫가...>가 다른 두편보다 본격 추리소설에 가까워 그런 것인지 아니면 <g@me>과 <레몬>이 연작 소설이라 그런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소설에 장르를 따진다는 게 좀 우습긴 하지만 ...아직 인간복제가 실현되지 않았고 복제양이 탄생한 것도 이 책이 씌어지고 난 후의 일이니까 이 작품은 당시까지 아직 실현되지 않은 과학적 소재를 다루고 있는 건데, 그렇다면 이 책은 SF 소설장르에 해당되나요? 유치한 질문이긴 하지만 너무 궁금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