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농장 - 전2권 세트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시체 농장>은 앞선 4작품들과 비교해볼 때 가장 무시무시 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예측불허 의 반전을 향해 가기까지 너무 많은 '페인트 모션'이 사용되 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사실은 추리 소설 리뷰에서 종종 쓰는 표현인 - 고만 고만한 꼭대기와 골짜기가 반복되는 - '롤러코스터'를 타는 정도의 재미를 줄 수 있을런지는 몰라도, 완만한 등산코스 를 차근차근 올라가 정상이 거의 다다른 지점에서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것 같은 느낌('메어리 히긴스 클라크'여사 의 <나는 기억한다.>를 읽었을 때 이런 느낌이 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후에 찾아오는 짜릿함 쾌감을 주지는 못한 다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캐릭터가 전형적이라는 점 역시 기대에 못미쳤던 부분입니 다. '마리노'나 '벤턴' '도로시' 모두 이전 작품에 비해 개성이 훨씬 짙게 묻어나오긴 하지만 헐리웃 영화나 TV시리즈 에 서 흔히 접할수 있는 - 갈등 구조를 생성시키기에 용이하게 만들어진 - 인물들에 매우 근접해 있는것처럼 보입니다. 자 기자신을 완전히 드러낼 수 있는 '스카페타'와 아직 소녀의 티가 아직은 남아있고 격변의 시기를 거쳐야 할 '루시'만이 앞으로도 진화의 과정을 더 밟을 수 있을 것 처럼 생각되기 에 앞으로의 시리즈가 자칫 지루해 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 려가 들기도 합니다.

한가지 더 불만인 점은 '스카페타'가 점점 '수퍼 우먼'화 되어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탐정 소설의 주인공이 조금씩은 수 퍼 히어로 적인 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때, 이 자체만으로 는 문제가 안되지만, 문제는 작가가 이전 까지의 시리즈에 서 극적 긴장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스카페타'를 종종 곤경 에 빠뜨리는 방법으로 재미를 봐왔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수술비가 모자라 자신이 죽인 여자 시신의 껍데기를 재단해 성전환의 꿈을 이루고자 했던 살인마의 집에 '조디 포스터'가 아닌 '시고니 위버'가 투입됐다면 어땠을까요?)

액션 활극은 기분 전환용으로 종종 보는 헐리웃 블록버스터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지금까지 '스카페타' 시리즈 5권을 읽고나서 '콘웰'이 재능 있는 이야기꾼이기는 하나 탁월한 추리작가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변화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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