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소울 1 블랙 캣(Black Cat) 6
가키네 료스케 지음 / 영림카디널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앞 부분은 '시드니 셀던'이나 '존 그리샴' 소설의 주 된 서술 방식인 "누군가 이러이러해서 그러그러했더라."의 흐름으로 전개됩니다. 만약, 끝까지 이런 톤으로 갔더라면 아마 "쳇 '하드보일드'나 '스파이 소설'인줄 알았더니 속았잖 아! 뭐 그래도 나름의 재미는 있었어."하고 용서하는(?) 마음 으로 책장을 덮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작가는 '하드 보일드' '스파이 소 설' '써스 펜스'에 '경찰 소설' 그리고 가끔은 '코미디'까지... 온갖 장르의 기교를 구사하며 마치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무리수를 둡니다. 그러나 요리라는 것 이 재료에 갖은 양념만 듬뿍 친다고 해서 훌륭한 음식이 나 오는 것이 아니듯, <와일드 소울>은 갖가지 양념이 들어가 기만 했지 재료와는 충분히 버무려지지 않은, 간이 맞지 않 은 음식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뭐 여기까지도 애교로 보아 넘겨줄 수 있습니다. 하 지만 군데군데 흐름을 툭툭 끊어놓는 단조롭고도 지리한 상 황 묘사는 정말 참기 힘듭니다. 추측해 보건대 이런 느낌이 드는 이유가 (절대로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합니다.) 혹시, 작가가 영화와 소설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데서 비 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소설은 독자에 대한 정보 전달이 영화처럼 용이하지가 않습 니다. 예를 들어 영화 <석양의 건맨>에서 '리 반 클리프'는 그 생김새 하나만으로도 등장하는 그 순간, 누가 뭐라지 않 아도 관객들이 자연스레 '악당' 이미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 하지만 소설의 경우엔 제 아무리 치밀하게 묘사한다 해도 영화처럼 확실하게- 그것도 단 몇줄만으로는 - 독자들에게 각인 시키기 힘듭니다.

그런데도 <와일드 소울>의 작가는 주인공 '마쓰오'가 시가 중심부와 주변도로를 자신의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는(때로 는 추격전이 되기도 하고) 장면을 마치 자신의 상관에게 브 리핑이라도 하듯 하나하나 빠뜨림없이 상세하게 묘사합니 다. 자신이 참고자료로 던져준 3장의 시가지 안내도만 충분 히 숙지한다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머리속에 주인공 '마쓰 오'와 영화 '프렌치 커넥션'에서 범인인 탄 차를 쫓기위해 고 가도로 아래를 질주하는 '진 해크만'이 오버랩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하듯이 말입니다.

더 나아가 마지막 부분쯤, 자신이 지휘하는 경찰 병력의 이 동 경로를 지정해주는 상관의 명령을 한 페이지 가득 숫자 만 다를 뿐 똑같이 반복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이 작가가 '편 집증' 증세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듭니다.

(추리작가 협회상을 포함)3개 부분의 상을 거머쥔 소설이라 는 기대감으로 첫페이지를 열었던 것에 비해 또한, 스케일 의 크기나 내용의 무게감으로 비쳐볼 때도 여러가지로 아쉬 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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