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대놓고 이야기 하는건 아니지만 ‘뮤직 비디오’ 한편을 언급한 것 만으로도 기밀 누설이 될 수 있을 것 같기에 책을 보시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읽으시지 않을 것을 권장합니다.



가끔 새 책 구경하러 들르곤 했는데 오늘 처음 용기를 내어 글을 올려봅니다. 워낙에 쟁쟁하신 분들 앞이라 꼭, 학창 시절 수학 여행 갔다 오던 길에 산 기념품을 부모님 앞에 슬그머니 내어 놓는 기분입니다.

이 책에 대한 품평을 쭈욱 훑어보니(죄송합니다.) 대체로 유쾌한 반전이었다는 글이 많았지만 사기라고 주장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결말이 도덕적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기라고 덮어씌우기엔 책의 저자가 군데군데 널어놓은 힌트가 너무 묵직해 보입니다. 그 중에 하나만 집요하게 파고 들어도 - 당근 결과론이지만 - 어렴풋하게 작가의 의도를 간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돌이켜 보니 제가 너무 한심하더군요. ㅋㅋ

결국 또 반전이야기지만, 제가 남은 150여페이지의 끝을 보기 위해 책을 집어 들었을 땐 맥주 한 캔 덕에 머릿속이 알딸딸한 상태였습니다. 열심히 속도를 내어 페이지를 넘기다 어느 순간 작가가 불쑥 내민 조커를 받아든 순간 몸속을 휘휘 돌아다니던 알콜 기운이 확 사라졌습니다. ‘어? 내가 잘못 읽었나?’ 하고 되묻기를 약 5초 ‘뭐야? 번역이 잘못 된거야?’하고 의심하기를 5초. 결국 실실 웃으며 나머지 쪽수를 더 빠른 속도로 읽어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책장을 덮은 뒤 문득, 제법 오래전 채널 ‘v’에서 본 뮤직 비디오 한편이 생각났습니다. 그룹 ‘프로디지’의 [스맥 마이 비치 업] -영어가 짧아서 -.-;;…- 아침 잠에서 막 깨 부시시한 상태에서 봤는데 ‘거울’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한동안 꼼짝 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로 누워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재밌으니 한번 읽어 보라고 -이런 장르와 별로 친하지 않은- 아무개에게 줬더니 다 보고나서는 ‘황당했다.’라며 불쾌해 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식스 센스’나 ‘유주얼 서스펙트’의 반전은 추켜세우면서도 추리 소설에서 사용되는 비슷한 부류의 결말을 깔보는 분들을 보게 되면 괜히 기분이 나빠 집니다. 제가 보기엔 ‘유주얼 서스펙트’의 반전이 더 치사해 보이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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