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스 플라이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6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6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는데 너무 오래 끈 탓에 흥미가 조금은 반감된 것 같아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너무 아쉬웠습니다. 귀국 준비하느라 또 들어와서는 뭐 이것 저것…-.-;;

이 책에서 가장 흥미를 끈 부분은 그의 글쓰기였습니다. 영어를 한창 배 우고 싶어하던 시절, 전 문장의 길이와 작문 실력은 비례하는 것이라는 지금 생각해보면 촌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선생님이 주제를 정해 글쓰기 숙제를 내주었고 전 오랜 시간 씨름끝에 A4용지 두장 정도의 글로 만들어 다음날 들고갔습니다.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 저는 조금은 뿌듯한 마음으로 선생님에게 들이밀었는데 그걸 다 읽으시 고난 선생님이 하신 말은 -글의 어느 한 문장을 짚으면서- ‘소리내어 읽 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단, 숨을 끊지 말고…

숨이 찼습니다. 문장의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결국 3분의 2쯤에서 포 기하고 말았죠. 그걸 보시던 선생님이, 가지고 있던 파일철에서 스크랩 하나를 꺼내시더니 그걸 읽어보라고 하시더군요. 인터넷 기사였습니 다. 읽으면서 마치 글을 읽고 있는게 아니라 쿵짝짝 쿵짝짞하면서 노래 를 부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글은 이렇게 쓰는 것이라고, 그 선 생님께서 말씀해 주시더군요…많이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니 영어 가 많이 좋아지면 그 때 그 정도 길이의 글을 써도 읽는 이가 부담스러 워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그가 해 주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납니다. 뭐 여전히 전 거기에서 얼마 못나가고 있습니다…ㅋㅋ

사실 지금까지 약 30여편 정도의 책을 읽었는데 가급적이면 다른 스타 일의 책을 읽으려고 했습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글에 익숙해 지는 것 이 첫째 목표였고 두번째는 베끼고 따라할 어떤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모델을 찾은것 같습니다.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글을 읽을 때 늘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이 사람은 글을 쓰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 의 글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등장인물들이 사는 세계에 투명인 간처럼 자리해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것 같은 느낌…그 비슷한 경험을 제 ‘마이클 코넬리’ 입문작이 된 이 책에서도 했습니다. ‘Angel Flight’가 그 의 리스트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하는 가 하는 것은 알길이 없지만 적어 도 지금까지 한국에 소개된 그의 작품들 중에 아직 이 것이 끼어있지 않 은 걸 보면 그의 앞선(리스트 상위에 있을) 작품들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짧으면서도 간결하게 그리는 상황묘는 핵심을 찌르고 있고 인물이나 심 리의 묘사는 예리하고 날카롭습니다. 하드보일드 적인 분위기를 많이 갖고 있지만 주인공 ‘보쉬’는 주인공 동료의 죽음에 울부짖고 떠나간 아 내의 전화 한통에 애달아하는 연약한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자 리에 연연하는 상관을 혐오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반항하는 건 가급적 피해가려 합니다. 때론 조용히 때윽박지르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가는 영리한 형사이기도 합니다.

첫 작품이라 확신까지는 아니지만 이 품평회 게시판 어디에선가 읽은 어쩌면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일 지도 모른다는 그분의 의견에 한표 추 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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