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tter (Paperback, Reprint)
Robotham, Michael / Little Brown & Co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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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경우, 추리소설을 대할 때 장르가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기 대하는 바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본격’이라면 훌륭한 트릭 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을 머릿속에 그리게 될테고, ‘스릴러’라면 숨 가쁘게 진행되는 사건 전개라든가 박진감 넘치는 액션 묘사를, ‘하드보 일드’의 경우엔 주인공 탐정 혹은 형사의 고독한 우수를 보고 싶어한다 든가… 뭐 이를테면 이런식으로요.

를 처음 집어들었을 테도 나름 비슷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표지에서 보 시다시피 ‘손톱을 물어뜯게 만드는 서스펜스의 최고봉’이라는 찬사가 바쳐진 작품이기에 -짧은 영어실력은 안중에도 없이- 휘리릭 책장을 넘 기고 있는 제 자신을 상상했었죠. 더군다나 이 책은 호주정부와 출판과 관련된 민간 기관이 선정한 올해의 ‘50 BOOKS YOU CAN’T PUT DOWN’ 미스테리 부문에도 선정이 됬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니까 ‘책이 뭐 별로였나?’ 라는 물음표를 떠올리실 수도 있을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리자면, 실은 그게 아니라 반대로 읽는 동안 굉 장히 즐거웠었습니다. 단지 그게 제 예상과 달랐을 뿐이어서 말이죠. 이 책엔 숨막히는 전개도 혀를 내두르는 반전도 없지만 ‘아! 다음은 요런식 으로 흘러가겠구나…’ 하는 제 나름의 예상에서 조금씩 그것도 아주 살 짝 비켜가는 스토리 전개는 이 ‘Michale Robotham’이라는 사람이 우 리 머리 꼭대기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어긋나는 전개는 알게 모르게 저를 불안하게끔 몰고갔는 데 요, 실은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작중 탐정 노릇을 하는- ‘주인 공’의 행동거지를 지켜봐야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큰 요소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장애우’들을 차별해서 본다는 말이 아니니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작가는 우리가 다 아는 이 병의 증상을 군데군데 절묘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줄곧 따라다니던 개운치 않은 기분은 마지막 페이 지를 덮고나서도 가시질 않았습니다. 범인이 잡히니 해피(?)엔딩이긴 한데 끝을 보고났을땐 마치 단조로 끝나는 음악을 듣고 있는 것 같은 기 분이었거든요, 묵직하고 뭔가 내리누르는 것 같은 그 기운은 한 동안 곁 을 떠나질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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