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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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 소설을 읽기 시작한 나에게, 나쓰메 소세키라는 이름은 정말로 끊임없이 들려왔다. 마치, 영문학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셰익스피어의 이름이 들리는 것처럼 마치 일본의 세익스피어인양 그의 이름이 들렸고, 실제로 사람들이 그를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부르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제목처럼, 작품의 주인공은 '도련님'이다. 세상물정도 잘 모르고, 자존심은 세고, 생각은 엉뚱하며 나름의 정의감과 철학이 대단한 이 도련님은 그야말로 '도련님'이라는 하나의 완벽한 캐릭터 상을 구현하고 있었다.

이 도련님이 끌어나가는 이야기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그것도 사회의 완벽한 축소판이라고 하는 '학교'의 '교사'가 되어 속을 알 수 없는 어른들과 어리고 골치 아픈 어린애들 사이에서 '사회란 무엇인가'라는 나름의 거대한 화두를 몸으로 겪는 과정의 그 이야기. 자신을 귀여워하는 식모 기요에게 보내는 그의 편지와, 당고나 국수를 사랑하여 다른 사람의 말에 발끈하는 그의 모습. 빨간 셔츠, 거센 바람, 떠버리 등등 상상력과 그 나름의 상징성이 결합되어 교무실 안의 모든 교사들에게 하나씩 별명을 지어 가는 그를 보면 도무지 웃지 않고는 버틸 수 없게 만든다.

처음에는 큭큭 거리면서 웃다가 결국에는 박장대소하며 굴러다니게 하는 이 책은, 충고하건대 공공장소에서 읽어서는 안 된다. 주변사람들이 나를 주목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도련님'외에도 두 작품이 더 들어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런던탑'이 인상적이다. 기도하고 슬퍼하는 형제. 희극 성이 강한 도련님과는 반대로 서정성이 물씬 풍겨서 일본 소설 특유의 섬세한 터치를 느끼게 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초기작에 속하는 이 작품들은, 확실히 그 뒤에 나오는 소세키의 이야기들을 접하는데에 나름의 바탕 역할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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