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 1
카미오 요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만화를 봤던 것은 초등학생 때였다. 그 때는 오렌지 보이라는 해적판으로 나왔었는데, 어느 날 인가 책이 뚝 끊기더니 메이저 출판사에서 정식 계약을 맺어 1권부터 다시 출판되더라는 사실이다. '일본 순정 입문서'라고도 할 만한 만화다 보니, 안 본 사람 거의 없고 모 방송국에서 드라마까지 방송해 주는 바람에 아는 사람도 엄청 늘어났다.(최근에는 코미디 프로에서도 따라하고 있다.)

처음에는 나름대로 상큼하고 또 새로웠다. 엄청 부자에다 무지 잘 나가는 남자들이 4명이나 떼지어 나오고, 그 시건방지고 고생 모르는 화초 같은 것들에게 당당히 맞서는 꿋꿋한 서민 대표, 주인공이 나오고.. 좀 과하기는 했지만, 그 티격태격 하는 것도 재미있었으며, 이런 저런 수순을 밟아 츠카사랑 츠쿠시가 사귀는 관계로 발전해 가는 것을 보는 것 또한 나름의 즐거움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그 유명한 시 '낙화'를 떠 올려야 한다. 탁 까놓고 말하자면, 너무 끈다. 벌서 30권도 훨씬 넘게 나왔지만, 앞에서 5권 정도까지 읽은 후 신간의 앞에 쓰여있는 간단한 '지난 이야기'정도만 읽어도, 굳이 그 사이의 30여권을 읽지 않아도 될 만큼 계속 반복되는 매너리즘에 빠져있다. 게다가, '일본 순정 입문서'에서 '일본 순정의 고전적 전개 양상도'로 나름의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려는 것인지, 순정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사건이 다 집결되어 있다.

중간에 여자 혹은 남자가 끼여드는 것을 시작으로, 가출과 여행은 기본이며.. 아.. 생각하기도 싫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되는 기억상실증까지 동원했다. 더 이상 뭘 어떻게 진행시키려는지 알 수 없다. 왜냐하면, 내 머리 속에서는 이미 완결 외의 진행은 상상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떻게 완결 외의 것을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 책이 이제 그만 그동안의 영광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다면, 독자의 원성이 더 이상 높아지기 전에 유종의 미에 신경을 써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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