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고 11
하시바 마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야오이를 아주 사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누구처럼 야오이를 혐오하지도 않는, 나름의 무난한 사람인지라 별다른 거부감 없이 차분히 읽고 있다. 이 책은 아무런 생각 없이 읽었는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이 책을 '보이 러브' 로 분류한 것을 보고 그때서야 이 책이 야오이인 줄 알았다. 그렇다. 이 책은 순하디 순하여 '러브'라는 말보다는 그저 '여자가 거의 안나오는 만화'정도가 딱 알맞다 싶은 그런 책이다.

특히, 빨간딱지가 붙은 나름의 현란한 이야기들을 봐 온 사람이라면 왠지 아동물을 대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야오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 기대(?)하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재미있는 책' 혹은 '명랑한 책' 정도에 초점을 둔다면 그때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콘과 싱이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인데,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상반되는 캐릭터다. 그 공통점 중 하나는 둘 다 소위 말하는 킹카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사고징크스다. 이 사고징크스는 두 사람을 묶는 나름의 강한 끈이라 할 수 있다.

여러 사정이 꼬이는 바람에 모델인 우콘의 보디가드를 맡게된 싱. 사고징크스라는 강한 유대감을 가진 그들을 현실적 상황이 함께 묶어 버렸으니, 무수한 사고와 일들이 생기는 것은 뻔한 일! 이렇게 생겨난 여러 에피소드들이 엮이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또 하나, 나는 보디가드라는 설정이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싱이라는 캐릭터는 그런 고리타분함을 날려버릴 만큼 상쾌한 녀석이라는 것. '완벽한 킹카'를 지향하던 수정만화의 캐릭터에 질린 사람에게는 조금쯤 재미난 캐릭터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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