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하렘 3 - 완결
오다 아야 지음, 서수진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여학생들이(전제가 붙는다면, 다분히 매니아 적이어야 한다) 가끔씩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얼굴로 내뱉는 말이 있다. 내 소원은 '미소년 하렘의 주인이 되는 거야' 라고.. 그것은 마치, 남학생들이 '내 소원은 쭉빵한 누나들한테 둘러싸이는 거야'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조금도 비난하고 싶지 않다. 아니, 차라리 귀엽기까지 한 소문이다. 영화 '몽정기'를 얼마나 웃으며 보았던가!

그러나, 내가 고른 만화는 조금도 귀엽지가 않았다. 만화가 3권으로 끝났기에 망정이지 10권만 되었어도 이 만화는 조금의 미덕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재미라는 개념을 떠나, 3권이라는 숫자 자체로서 미덕이 있는 만화였기 때문이다. 내용은, 제목에서 말해주는 그것 그대로이다. 독자의 눈에는 그저 그런 여주인공이 있고, 이 여주인공에게 꼬여드는 일명 꽃미남이 있고.. 그리고 그 중에서 여주인공을 위해 모든 위험을 불사르는 한 명과 스파크를 튀기는 뭐 그런 내용이다.

이 만화를 보고 있자면, 다윈의 진화론이 생각난다. 처해진 환경에 맞춰 진화하지 못하는 것은 퇴보를 의미하고 이것은 곧 퇴행이다. 그리고 퇴행의 또 다른 이름은 멸종이 아니던가..! '순정만화'라는 말에 대한 고정관념을 사수하는데 나름의 좋은 본보기가 될 법한 만화라고 생각한다. 아래에 서평을 달아놓은 분의 말처럼, 요즘에는 워낙 탄탄한 이야기와 작품성을 자랑하는 수작들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뻔하고 지루한 이야기로는 제대로 된 평가를 얻을 수가 없다. 짤막하고 코믹한 내용을 보고 싶은 생각과 만화책은 사서 본다는 나름의 신념으로 사서 보았으나, 초등학교 다니는 조카에게 선물 할 생각이다. 재미있게 봐 줄 수 있는 사람이 소장해 주는 것이 책에게도 기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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