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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God Child 4 - 백작 카인 시리즈 5
유키 카오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유키 카오리의 이름은, '만화를 읽는'그 전쟁터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보면 그야말로 자연스레 듣게 되기 마련이다.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천사 금렵구'역시 그 명성을 수없이 들었으나 강렬한 매니악함에 눌려 감히 열어보질 못하였다. 그러던 와중, 유키상의 또 다른 만화로 소개 받은 것이 바로 이 만화, '카인 백작 시리즈'였다.
시리즈라는 말에, 처음에는 완벽한 옴니버스 형식일거라 생각했다. 처음에는 옴니버스 형식의 사건 전개와 거기에 더해진 인물들의 과거사 정도가 더해졌는데,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점점 하나의 스토리에 초점을 맞춰가게 되었다. 카인 부자의 이상한 관계, 카인과 리프를 잇는 보이지 않는 끈, 그리고 지저벨과 딜라일라.. 지독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탐미주의의 절정에 서 있는 유키상의 만화를 느끼기에는 이정도면 딱 알맞다 싶다.
언제나 무심하게 허공을 응시하는 눈빛이라든지, 나날이 발전해가는 - 날카롭고 그리고 아름다운 선들.. 그림이 예쁜 것 만으로는 탐미주의라는 말을 할 수 없다. 그것은 단지 예쁜 만화에 그치기 때문이다. 유키상의 만화가 탐미주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은, 그 내용에 있을 것이다. 애증이 아닌, 단순한 증오의 관계가 엉켜있는 카인부자의 대결은, 분명 비정상임에 분명하다.
그 대결에서, 카인의 편에 서 있는 리프와 카인의 그 끈끈한 관계도 분명 비정상이다. 리프에게 접근하는 메이드가 죽는 사건이 있는데, 거기서의 카인은 아주 불쌍하고 그렇지만 정말로 잔혹한 그런 어린아이였다. 어린아이.. 카인에게도 분명 해당되는 말이지만 어울리지는 않는다. 학대와 증오와 그리고 어쩌면 자기 멸시 속에서 살아왔을 카인의 짧은 생애는 너무나 슬퍼서 오히려 처연한 아름다움까지 품어낸다.
유일한 구원의 빛이었던 리프의 손을 잡고, 이복 동생 로즈마리의 손을 잡았다. 자신을 증오하는, 아버지의 양자인 닥터 지저벨.. 첫 등장에 비해 지금은 많은 비밀이 밝혀졌지만, 아직도 뭔가를 더 숨기고 있는 불쌍하고도 아름다운 사람. 그리고 카인을 증오하는 사람.. 아버지와 닥터 지저벨이 있는 딜라일라에 더 이상 소중한 사람들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결심한 카인은 이제 일어서려 한다. 너무나 아릅답고 그리고 가여운 사람들의 신비로운 이야기! 분명, '탐미'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