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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시드 & 리드 시리즈 3 - 클래시컬 바리에
KIKI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에는 그 책의 전체적인 테마가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책을 고를 때 제목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나처럼, 제목이 풍기는 유혹에 취해 그 책을 택해버리는 사람도 제법 많기 때문이다. 이 책 '마법사 시드 & 리드 시리즈'역시 제목이 뿌리는 유혹에 호기심을 느껴 손에 잡게 된 경우다.
물론, '시드 & 리드 시리즈'라는 큰 제목 아래에 있던 '로마네스크 바리에'(1권의 소제목)라는 고풍스런 소제목에 끌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제목이 전체를 함축하고 있는 이 만화는, 제목에 그 내용이 다 드러난다. 형제 마법사인 형 시드와 동생 리드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며 사건 전개의 축이기 때문이다. 인간인 아버지와 마법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일종의 혼혈적인 존재인 이들 형제..
물론, 이야기를 읽다 보면 여기에도 나름의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혼혈이건, 혹은 완전한 마법사건 간에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단지, 어느정도의 강력한 마법을 쓸 수 있느냐는 - 어쩌면 재능의 유전에 대한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한 마력의 강도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섞일 수 없다는 것이다.
마녀사냥이 성행했던 중세에서는 물론, 이미 오래전에 인간이 달을 정복한 지금에 와서도 그들의 존재는 쉽게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지만 그러나 인간이 아닌 존재로서 그들은 언제나 어두운 밤의 달 아래에서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다. 서로를 이 저주스런 마력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장면에서는, 가느다란 펜선이 주는 약하다는 느낌까지 더해져서, 정말로 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댄이라는, 사람 좋은 조력자를 구해 기숙학교에 머물며 쌓였던 갈등 관계를 풀어가고, 그러면서 점점 인간들 속에 묻혀 지내게 되는 이 '마법사'형제를 보고 있자면, 작고 따뜻한 재미를 대하는 즐거운 기분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