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인 러브 1
Ken Akamatsu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4월
평점 :
품절


지난번에 14권으로 완결이 난 이 책에 대해, 먼저 밝혀두지만 나는 별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서평을 쓰는 것은, 최근 이것과 비슷한 내용의 책을 읽었는데 그 감상이 다르면서도 같았으므로, 서평을 쓰면서 스스로의 감상을 정리하기 위함이다. 참고로, 이 책과 비교하려는 책은 '천생연분'이라는 책이다. 러브인 러브는 한마디로 축약하면 할렘만화다. 히나타장이라는 여관 주인의 손자 케타로. 이 만화에 등장하는, 거의 유일 무이한 남자 캐릭터이다. 그리고 히나타장에 살고 있는 수 많은 여자캐릭터들! 이라고 해봤자, 사실은 다섯명 정도에, 고모 한명, 그리고 나중에 등장하는 무츠미라는 캐릭터 한명. 이렇게 해서, 근 10명 가까이 등장하는 캐릭터들 중에 남자라고는 케타로 하나다.

물론, 세타라는 캐릭터가 하나 더 있지만 전혀! 무해한 캐릭터이다. 할렘만화라고 밝혀 놓았으니, 그 다음의 이야기는 솔직히 좀 뻔하다. 날마다 케타로는 실수를 범해 여자들의 알몸을 보게 되거나, 터치(?)를 하게 되고, 여자들은 그 야리야리한 몸에서 어떻게 그런 엄청난 파워를 끓어 올리는지의 의문을 뿌리며 케타로를 우주의 먼지가 되게 한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별로 연관성도 없고 신빙성도 없는 이유를 근거로 그 숱한 여자 캐릭터들 중에 한명인 나루라는 캐릭터와 케타로는 핑크빛 러브 모드로 들어선다. 물론, 이 핑크빛 러브 모드도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날마다 뭔가 진행될 듯 하면서도 미적지근하게 변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누군가의 고의성 없는 방해가 연출된다든지, 나루가 뺀다든지, 케타로의 순진무구한 실수가 연발된다든지 하는 말도 안돼는 설정과 연출의 반복이다.

게다가, 이것 역시 하나의 공식인양 히나타장에 살고 있는 여자캐릭터 모두가 케타로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표현면에서는 케타로를 괴롭히는 단순한 폭력행위에 지나지 않지만 말이다. '소년을 위한 순정만화'라고 부를 수 있는 이 만화는 엔딩 역시 '단순한 어린 소년'을 위한 것인양 '결혼'이라는 식상하고도 확실한 장치를 이용한다. 여운 따위는 무시해 버리는 듯한 모양새에, 별다른 감동이 오지 않는다. 매너리즘과, 단순한 할렘만화의 공식으로 모든 스토리를 대신하지만 캐릭터의 귀여움성 하나로 단점을 가리려 하는 것 같아서 일본에서의 인기를 의심하게 되었다. 그들과 우리의 정서가 많이 다른가 하는 의심을 품으며, 이 책의 마지막을 읽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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