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킥 아카데미 9
아키 카츠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어쩌다 우연히, 그야말로 아무 생각 없이 꺼내든 이 책에서 익숙한 제목을 발견해냈다. 표지에 써 있는 작가 이름 위에 '천공의 에스카플로네'라고 써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그 유명한 아키상이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천공의 에스카플로네를 너무나 열광적으로 좋아했던 나는 말 그대로 부푼 기대감을 안고 앉은자리에서 이 만화를 펼쳐들어 끝장을 내버렸다. 시대적 배경은 근 미래. 주요 소재는 오라. 사이킥 아카데미란 오라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인 '자연력 수도학관'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 정도 조건이 갖춰졌으면 으레 이 곳에는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가 등장해야 한다.

이 만화도 그 공식을 피해가지 못한 채 주인공 '아이'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아이 본인보다, 이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이의 형 '제로타임'이 더 유명하지만 말이다. 영웅 주변에는 미인이 꼬이듯 아이의 주변에도 여자들이 머물고 있다. 뮤우와 사아라가 바로 그들인데, 반대의 캐릭터를 구사하고 있는 데다 뮤우의 경우엔 비밀마저 숨기고 있다. 그리고,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둘 사이에서 아이는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자신의 힘을 각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세 사람의 묘한 관계는 계속 연장되고, 게다가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또 다른 사건의 움직임. 이 정도라면 뻔한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게 된다. 거기에, 어설픈 할렘의 분위기까지 가끔씩 풍기지만, 예쁜 캐릭터와 수준급의 컷 연출력. 그리고 아이를 너무나 아끼는 제로타임이란 재미있는 캐릭터는 이 만화를 계속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전작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혹은 '할렘혁명'에 비하면 별 감흥이 없는 만화가 될 테지만, 끝에서의 반전을 기대하며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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