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골동양과자점 3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요시나가 후미의 서양골동양과자점은, 내가 신뢰하는 잡지 씨네21에서 소개를 받아 읽은 작품이다. 동인지 계에서는, 연예계의 박경림 만큼이나 발이 넓어 왠만한 일본 만화 매니아들에겐 이미 친숙한 이름일 것이다.

서양 골동 양과자점의 이름은 앤티크이다. 하나에 5만엔을 호가하는 글래스가 냉수를 담는데 쓰이는 이 가게에는 네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후줄근하고 수염난 아저씨 사장 타치바나, 타치바나의 충복이지만 할줄 아는 건 아무것도 없는 약간 덜덜어진 치카게, 시건방진 파티셰 견습생 에이지, 천재 파티셰 오노. 하지만 이 네사람은 다들 가면을 쓰고 있다. 가면을 벗기는 것은 각자의 몫.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레시피 하나 하나가 엮이면서 만화는 처음의 옴니버스적인 느낌에서 하나의 완전한 구조를 이루게 된다. 치밀하고 촘촘하게 엮이는 이야기들은 잘 짜여진 견사를 만지는 느낌이다. 허술해 보이는 주인공들은, 사실은 각자 자신의 진면목을 따로 가진 사람들이고 그 진면목은 그들의 상처를 또 숨기고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가져오는 큰 재미에서 부터, 촘촘하게 엮인 것들에서 느끼는 짜릿한 재미, 그리고 컷 하나하나 사이마다 들어있는 작은 재미까지!! 온갖 재미와 그리고 다 읽고 난 다음에만 느껴지는 작은 감동은 작가의 역량 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살아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독자를 주무르는 작가와 그 작가가 또다른 재미로 나를 점령하길 기대하는 독자. 나는 지금 앤티크에서 일어날 새로운 일들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설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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