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단어면 원서 읽는다
박의상 지음 / 오늘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단상 1. 직업 특성상(네트워크 S/W 프로그래머) 영어로 된 매뉴얼이나 최신 트렌드의 심층 기사 등을 읽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마다 영어 읽기의 어려움을 새삼 느낀다. 영어는 해도해도 늘지 않는 내 아킬레스건 중의 하나였다.

단상 2. 최근 이북 시장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해외의 킨들이 주도했다고 한다. 국내 시장은 이 흐름을 잘 이용했어야 하지만, 오히려 시장이 왜곡되고 경쟁자들이 난립하여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을 외면받고 있다.) 여러 전자책 공급 업체들이 생겨났고, 그 중에서도 기존부터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북큐브'에서 제공하는 이북 (pageone)과 컴퓨터용 이북 뷰어(북플레이어)는 퀄리티면이나 컨텐츠 제공 측면에서 뛰어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였다.

마침, '북큐브'에서 이벤트를 통해 받은 적립금을 가지고 한도 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책을 고르다가 이 책-900단어면원서읽는다-에 시선이 꼿혔다.
이전 블로깅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런 류의 책-2010/08/24 - [서평] - 1년 500권 마법의 책읽기- 을 읽어 피를 봣던 최근 기억때문에 다시 보지 않으려 했는데, 그래도 영어 원서 읽기의 중요성을 감안, 시간 낭비라도 한 번만 더 속아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구매, 읽게 되었다. (참고로 읽기는 주로 출퇴근 시간 아이폰-북큐브 아이폰 앱을 통해 읽었고, 간간히 컴퓨터에서 이북 뷰어-북플레이어를 이용하여 읽었다.)

이 책은 지은이가 영어 읽기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는 주변인들의 고충을 보고 영어를 학습한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자신감과 도움을 주고자 쓴 책이다. 사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영어 단어 900단어를 알면 원서를 술술 읽을 수 있으니 900단어만 공부해 보자는 내용인 줄 알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그런 류의 책-2010/08/24 - [서평] - 1년 500권 마법의 책읽기-을 한번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 서두부터 좀 다르다. 자신의 퇴근길 경험담으로 시작하는 서두는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보는 말 그대로의 일상을 통해 영어 읽기가 왜 어려운지 어려우면서도 붙들고 있어야 하는지, 저자는 그 사실에 왜 안타까운지 설명한다. 그 에피소드로 시작하여 책의 4분의 1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는데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영어 읽기에 관련된 책이지만, 인생 상담서 같기도 하고 자기 개발서 같기도 하다. 인생 선배의 조언, 잠언이랄까.

책 2장에서는 지은이가 주장하는 바, "원서(영어 책), 그 중에서도 베스트셀러는 그리 어렵지 않다." 는 사실을 증명하듯이 오랜시간 동안 사랑을 받은 베스트 셀러를 중심으로 각 책의 일부를 가져와서 읽고 해석하는데 할애한다.
소개하는 책은 '어린이 성경(children's bible)' 부터 비틀즈의 노래 'imagine',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프랑크 시나트라의 'My way', 또 소설 '어린 왕자', '누군가에게 무엇인가가 되어(Something To Someone)', 에세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자기개발서 '누가 내 치즈를 옮겼나?', 전문서 '80/20 법칙', 통속 소설 '러브 스토리' 등 너무도 다양하다.
기존 경험 때문에 약간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책을 보던 나인데, 반박을 하기가 쉽지 않은 다양한 구성이다. 이렇게 책 종류를 다양하게 소개해서야 '일부 제한된 분야에만 적용 가능한 일반화의 오류' 라고 폄훼할 수 없는 것이다.

3장에 이르러선 다시 영어 읽기의 중요성과 생각보다 어렵지 않음을 다시 알려준다. 저자가 영어 읽기를 시작하면서 체득한 여러가지 팁들도 여기서 볼 수 있다. 저자는 영어 교육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체득의 효과를 십분 발휘한다. 나름의 규칙과 팁을 가지고 복잡한 문장에서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하는 법을 알려준다.

4장에서는 다시금 영어 읽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의 분석을 덧달았다. 실천 계획도 알려준다.

이전 책과 비슷한 구성의 책이지만 내용과 독서 후의 감상은 판이하게 다르다. 실증적인 예시와 저자가 독자를 대하는 측은지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랄까? 아니면 한국인과 일본인의 타인에 대한 배려 차이 때문일까? 옆길로 새는 얘기지만, 비슷한 종류의 책에서 일본인 저자들은 자신의 자랑을 우선하고 한국인 저자들은 겸양을 우선하는 경향 때문에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는 차이가 있다.

각설하고, 이 책을 읽으면 영어 읽기에 자신감이 붙는다는 느낌이 든다. 책에서 소개하는 베스트셀러의 샘플들은 내가 읽기에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저자가 소개하는 팁을 따라서 다른 글들을 읽어보면 한결 읽기가 쉽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새로운 책으로 시작하게 되면 여기서 보는 샘플과는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저자도 말한다. 그래도 꾹 참고 3권만 읽어 보라고 권한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남이 아니라, 내 큰 형, 삼촌같이 느껴져서 권하는 것을 거절하기가 힘들 것 같다. ^_^

#1. 저자의 인생관, 철학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인본주의적 사고를 피력하는 부분에서는 좀 아니다 싶었다. 예시 중 "imagine"의 해석은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좀 놀랐고 거북했다. 하나님 없는 세상, 인간이 중심이라고 외치다니... 비틀즈...

#2. 저자의 저작 동기 중, 2002년 월드컵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그 때, 참 우리는 뭘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기분 좋은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지금 우리의 현실-88만원 세대, 청년 실업 200만(?) 시대-은 그 때를 되돌아 보게 하고 아쉬움에 젖게 한다.

#3. 책의 뒷부분은 영어 읽기에 사용하면 좋을 영어 책들이다. 이 부분은 중간 쯤 읽다가 통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남겨 두었다. 영어 책 읽기를 시작하면서 한권식 검토하며 읽을 만한 책들을 찾아봐야 겠다. 이 부분은 출판사 홈페이지나 저자 홈페이지를 통해 계속 업데이트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4. 회사에서 구매해 준 "START-UP NATION"과 번역본 "창업국가" 를 이용하여 영어 읽기 도전을 시작했다.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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