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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17 : 여우 누이 ㅣ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17
황석영 지음, 전지은 그림 / 아이휴먼 / 2024년 6월
평점 :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 다 들어봤을 <여우누이>.
구미호가 주는 긴장감과 공포감에
아이가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하는 옛이야기인데요.
이번에 읽은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속,
<여우누이> 이야기는
기존에 아이가 알고 있던 이야기에
조금 다른 요소들이 추가되어
다시 읽는 재미를 한껏 더해주었답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뻔히 다 알고 있는데도
아이가 끝까지 재미있게 읽은 것 같아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이 이야기도 아들만 셋을 둔 부잣집 마나님이
예쁜 딸을 갖기 위해 미륵바위 밑에서
기도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요.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딸을 얻지만, 그 기쁨도 잠시.
마나님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죠.
그리고 곱게 자란 막내딸이 칠팔 세가 될 무렵,
집에서는 기이한 사건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밤만 되면 집에서 키우던 가축들이
하나둘 차례로 죽어 나가자,
아버지는 누가 이런 짓을 하는가 하고
맏아들에게 지켜보라 하죠.
뜬눈으로 밤을 새우던 맏아들은
결국 누이의 정체를 알아내게 되는데요.
글쎄, 누이가 새벽에 방에서 나와
외양간에서 소의 간을 빼먹는 게 아니겠어요?
다음날 맏아들은 아버지께 사실을 말하지만,
아버지는 이를 믿지 않고
오히려 어린 누이를 모함한다며
맏아들을 집에서 쫓아냅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롭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이어지는데요.
다른 민담, 설화와는 다르게 교훈적인 내용보다는
공포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인데다가...
아무런 잘못이 없는 부잣집에
갑자기 엄청난 재앙이 닥친다는 설정,
아들보다 딸을 우선시하는 모습,
진실을 말했다가 억울하게 쫓겨난 주인공이
공주 아내의 도움을 받아
결국 여우누이를 물리친다는 내용이
아이에게는 신선하면서도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나 봐요.
어느새 이야기에 깊이 빠져서는
새끼 여우를 죽인 약초꾼에게 복수를 해야지
왜 부잣집에 복수를 했냐며 화를 내질 않나ㅎ
자기가 아버지였다면, 무조건 딸 편을 들지 않고
아들 말도 믿어봤을 거라나?ㅋ
그렇게 이야기 속 인물들의 행동과
결과를 다르게 상상해 보며
자신만의 이야기도 만들어봤어요.
한여름밤, 아이들과 함께 읽기 딱 좋은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 17. 여우누이>.
섬뜩한 분위기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게도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얻는
용기와 정의에 대한 가치를 배우게 하기 때문에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책이 될 거예요:)
<해당 후기는 아이휴먼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