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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도
조동신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7월
평점 :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괴물 물고기와 그 위에 서 있는 후드 쓴 남자.
살인마와 괴물이 동시에 등장하는
하이브리드 미스터리 스릴러라니...
그 호기심에 책장을 펼치고 단번에 읽기 시작했어요.

우선, 책 편집이 깔끔해서 좋았어요.
요즘은 읽기 좋게 편집이 잘 되어 있는 책이 많잖아요.
<아귀도>도 디자인에 신경 쓴 게 한 눈에 보였어요.
제목이 반짝반짝 하는 게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물론 여전히 자간이 빽빽하고 디자인이 좋지 않아 여간 재미있지 않으면 책장을 덮게 되는 책도 있지만요.)
사실, <아귀도>란 책 제목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영화가 한 편 있었는데요.
바로 극락도 살인사건.
박해일이 주연을 맡았던 이 영화는
그 해 꽤 흥행을 했던 호러 스릴러 영화였죠.
나름 재밌게 보았던터라...
이 책도 그러하길 바라며 읽기 시작했어요.

배가 통째로 바다 한 가운데서 사라진 사건.
많은 수수께끼를 남긴 이 사건을 시작으로
“아귀도”라는 이름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도록
소설은 차츰차츰 이야기 속으로,
아귀도 속으로 우릴 안내해 줘요.

한정된 장소, 외부와 단절된 캐릭터들.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오마주한 작품 답게
클로즈드서클 장르로 추리를 하며 사건을 따라가게 잘 짜진 구조의 이 작품은
공포의 아귀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가지게 하며 작품에 몰입시켜요.

사건의 내막에 대한궁금증 때문이라도
끝까지 읽게 되는 소설이기에
스포일러는 아끼도록 할게요.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단연 좋은 점은
장르 소설로써 충분한 재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며,
아쉬웠던 점은 크리쳐물과 추리물이 오고 가는 장르 혼합 때문에
어느 한 쪽의 재미를 충분히 느끼지 못하는데 있었어요.
크리쳐물로써 진행될 때 좀 더 재미를 느끼는 제 취향이 반영된 의견이기도 하니,
사람마다 다르게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에도 오랜만에 신선한 장르 소설을 읽어서 좋았고,
단번에 잘 읽혔다는 점도 이 책을 추천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