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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공해 ㅣ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오정희 지음, 조원희 그림, 강유정 해설 / 길벗어린이 / 2020년 7월
평점 :
층간 소음에 대한 걱정은 아이가 있는 제게는 늘 따라다니는 문제거리였어요.
아래층을 살 땐, 위층에서 뛰는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받았고,
그게 불편해서 맨 위층으로 이사를 오니,
이제는 아이가 뛰어서 아래층에 피해를 줄까 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닌데요.
주거 형태가 다층구조로 바뀐 후,
층간 소음에 대한 문제는 늘 따라다니는 골칫덩어리가 된 거 아닌가 싶어요.
아이에게 층간 소음에 대해 설명해 주려고 해도,
마땅히 뛰면 안 된다는 얘기 밖에 해줄 수 없으니 답답하고요.
어린아이에게 뛰지 말라고 강압적으로 얘기하는 건
어떻게 보면 폭력적인 대우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이런저런 생각이 많던 중,
볼로냐라가치상을 수상한 조원희 님의 일러스트로 다시 출간된...
<소음공해> 그림책을 발견했어요.
짧은 그림책 형식이지만
층간 소음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과
그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게 해요.
짧은 글 안에 이런 깊이를 담아냈다는 점이 놀라웠고 감탄했는데요.
한때는 피해자였고, 어쩌면 지금은 가해자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 책을 접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흔히들, 층간 소음이 발생하면 참고 참다가
어느 날, 해결 방안을 모색하게 되고, 결국 가해자를 찾아가게 되는데요.
단절된 관계에서 이런 사건은 보통 대면 대면함 속에
서로 조심하겠다는 의사를 주고받는 정도에서 마무리되죠.
하지만 이런 갈등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잖아요.
이 그림책의 사건도 이런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흔한 층간소음으로 시작돼요.
주인공도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평범한 여자고요.
덕분에 우린 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죠.
하지만 결말을 마주하면, 뒤통수를 두들겨 맞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마주하게 되지요.
그동안 타인에 대해 쉽게 판단하고 조언하거나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하며,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