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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 개정판 ㅣ 청소년 모던 클래식 3
조정훈 편역, 알렉상드르 뒤마 원작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20년 5월
평점 :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제가 처음 접한 삼총사는 어린 시절 문고 서적으로 봤던 20페이지 남짓의 요약된 책이었어요.
짧은 분량에도 삼총사는 저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스토리여서...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다르타냥이 삼총사와 함께 리슐리외 추기경의 음모에 대적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평생 잊지 못할 흥분을 안겨줬었어요.
단언컨대 그 당시 제 인생 최고의 책이었죠.

나중에 영화로 삼총사를 다시 접해보긴 했지만,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시 읽어볼 기회는 없었어요.
사실 다시 봐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죠.
재미있는 책이지만, 정의로운 총사 얘기를 나이가 들어 다시 보고 싶진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다시 읽은 삼총사는 생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어요.
어릴 적 다르타냥을 볼 땐 그저 용기 있는 총사 지망생으로 보았다면,
지금 다시 보니 20대에 성공하고 싶었던 제 모습이 들여다보이기도 했거든요.
사람을 이해하는 관점이 달라지니, 책의 내용도 달라 보이더라고요.
20대에 성공하고 싶었던 젊은이가 멘토가 될 만한 형들을 만나서 함께 하는 이야기로 보인달까?
(이번 편역본이 다르타냥의 에피소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악의 무리를 물리치기 위해 정의의 용사로 활약하는 모험극뿐 아니라,
남자들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로 보였어요.
나에게도 이런 삼총사가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바람을 가지게 하더라고요.
덕분에 책이 술술 읽혀서, 책을 손에 놓지 못할 정도였어요.
어릴 적에는 왜 제목이 삼총사인가?
의문을 가졌었던 적도 있었어요.
4총사? 혹은 다르타냥이어야 하지 않나?
주인공을 다르타냥으로 생각하고,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 삼총사는 그저 조연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이었겠죠.
다르타냥은 시골에서 올라와 무작정 총사가 되고 싶어 해요.
하지만 서툴고, 성격 급하고, 마음만 앞서서 실수도 하죠.
그런 그가 점차 믿음직스러운 총사가 되어가는 과정엔 늘 삼총사가 있어요.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
Tous pour un, Un pour tous!
라는 문구가 가장 유명한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을 쓴 뒤마는 어쩌면 모험 활극을 쓰고 싶었던 게 아니라,
남자들의 우정을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점점 나이가 먹어갈수록 찐친구를 만나기가 쉽지 않고,
오래도록 믿고 지낸 친구도 서서히 줄어들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삼총사를 읽고 나니, 오래도록 알고 지낸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싶어졌어요.
삼총사처럼 모험을 하진 않겠지만,
함께 앉아 어떻게 사는지 힘이 되어줄 수 있으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