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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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MBTI 유형지표-쌍 중 두 번째 인식 기능은 감각(Sensing)과 직관(Intuition)으로 나뉜다. 몇 번을 반복해서 테스트해도 INFJ 유형으로 판단되는 나로서는 세상을 보다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셈이다. 세상을 이성이나 경험이 아닌 즉각적인 직관으로 인식하고 판단한다는 점이 때로는 스스로를 덜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여겨지게 만들었고 때문에 남들보다는 조금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성격이 드러난다고 여겼고 이런 성격을 나는 나의 한계점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바른 마음>에서 사람은 누구나 직관이라는 내면의 코끼리가 순간적으로 도덕적 판단을 하기 마련이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추론이라는 기수가 그 코끼리의 움직임을 최대한 보조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처음에는 위안을 받았고 이어서는 그것이 누구나 가진 사람의 본성이라고 조금은 믿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와는 다른 직관을 지닌 이에게 우리는 본능적으로 끌리고 다른 직관을 가진 이는 경계하며 부정한다.


도덕적 판단의 여섯 가지 기반, 즉 배려/피해, 자유/압제, 공평성/부정(비례와 인과법칙), 충성심/배신, 권위/전복, 고귀함/추함이 각기 다른 비중으로 반응한 결과 사람이 진보적인 성향 또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는지를 살핀 점도 인상적이다. 도덕은 어느 한 가지 기반의 점유물이 아니다. 도덕은 여섯 가지 기반의 조합이며 어느 기반에 가장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지가 사회정치적 성향을 결정짓는다는 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나는 머리 속으로 떠올렸다.


남은 질문은 이런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도덕적 기반에 내가 좀 더 밀접하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사회집단은 어떤 도덕적 서사에 밀접하게 반응하는지는 동태적인 것일까 정태적인 것일까? 도덕적 판단이 도덕적 기반의 조합의 결과라면 한 집단이 선호하는 정치, 경제, 사회체제 역시 그러한 조합의 결과일 것인데 다만 조합은 한 시점에 멈추어 있지 않는다. 다시 말해 시대정신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것인지,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나는 궁금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과 똑같은 도덕적 서사를 가진 사람들과 뭉쳐 정치적 집단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살아가며 어느 한 가지 서사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그 뒤로는 다른 대안적인 도덕 세계는 더 이상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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