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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처럼 생각하기 - 목적 있는 삶을 위한 11가지 기술
제이 셰티 지음, 이지연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변화를 즐기는 사람이 있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물론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것이 확실하다든지, 정말로 행복한 방향으로의 변화라면 당연히 좋다. 그러나 일하는 환경의 변화나 지금까지 해오지 않았던 다른 일을 하는 것과 같은 변화는 솔직히 두렵다. 지금 나의 상황이다. 몇 년간 하던 일을 잠시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배워나가고 있는데 적응해나가는 단계여서 그런지 두려움이 앞선다. 업무의 강도가 이전보다 높아서 더욱 두려운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몸이 괜찮을 때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집중해서 일을 잘 해냈지만 수면이 부족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하루 종일 부정적인 생각만 한다. 내가 이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해서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결국 문제는 나의 마음가짐이다. 나도 그걸 알고는 있지만 나를 바꾸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삶을 대하는 자세가 변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가짐을 바로잡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두려움을 극복하고 부정적 생각을 떨칠 수 있을까?
이 책은 승려로서 3년간 인도에서 수행한 저자가 수도자처럼 생각하는 11가지 방법을 알려주어 불안감과 두려움을 떨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추어 이전보다 더욱 밝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좇으며 불만족스럽게 살고 있는 현실태를 지적한다. 명예, 돈을 얻으면 삶이 행복해질 거라 믿지만 채우면 채울수록 더 많은 것을 바랄 뿐이다. 중요한 건 물질이 아닌 마음이다. 수도자의 마음을 지닌다면 혼돈과 잡념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가 명료해지고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수도자처럼 생각한다면 자존심, 질투, 욕정, 불안, 분노, 원망, 응어리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이러한 수도자의 마음가짐을 장착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에게 있어서 매우 필요하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수도사가 되어 그들과 같이 생각할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필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부정적인 생각과 두려움은 우리의 삶을 꾸준히 괴롭히는 주된 마음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어디에나 있다. 모든 사람들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부정적인 생각들을 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에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 나는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더라도 주위에 환경에 영향을 받고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두려운 존재를 인지하지 못할 때는 아무 생각이 없다가도 한순간 두려워지기 시작하면 그 크기는 걷잡을 수없이 커진다. 주위에 전염되는 속도는 크기에 비례한다. 이러한 마음들은 스트레스 반응으로 나타나고 악순환이 계속된다. 여기서 수도자라면 어떻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까? 정답은 인정하는 데 있었다. 말은 쉽지만 정작 그 상황에 마주하면 정말로 힘든 것이 인정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두려움을 인정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질 못한다. 부정적 생각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니 바꿀 수가 없고 두려움을 인정하지 못하니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서 점점 더 암흑 속으로 빠진다. 삶에 대해 초연해지자. 무관심하라는 뜻이 아니다. 집착하지 않고 초연해지면 지금까지 나를 휘두른 수많은 감정, 생각들이 사실은 아주 사소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걱정, 집착은 잠시 접어두고 그냥 지금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초연해지는 것이 말만 쉽지 실제로는 쉽지 않다. 특히 순간적인 감정에 휩싸였을 때 그 감정의 늪에서 벗어나기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저자는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머리에서 딴 생각을 몰아내는 호흡법을 알려준다. 의식적으로 호흡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복식호흡에 주목하는 방법으로 순간적인 감정들을 진정시키고 잡생각들을 잠시 떨쳐낼 수 있다.
이 외에도 불안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 수도자의 생각법들을 자세하게 익힐 수 있었다. 승려의 삶을 살면서 직접 체득한 자세와 마음가짐이어서 그의 경험이 더욱 실감 나게 다가왔고 가르침은 가슴 깊이 들어왔다. 11가지 생각법 중 마지막인 봉사에 대한 마음가짐을 표현한 문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나무를 심되 그늘을 바라지 마라." 봉사를 통해 나도 깨닫고 얻는 바가 있다면 그것은 축복이지만 무언가를 얻길 바라는 마음에 하는 봉사는 위선적이라는 뜻이다. 아직은 봉사의 고귀함까지 내가 이해하고 실행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그늘을 바라지 않는 이타적인 마음으로 타인을 위해 봉사하길 희망한다. 그렇게 한다면 수도자처럼 생각하는 11가지 방법의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서 읽은 뒤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