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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쉐도잉 - 속독은 기본, 속청, 속화를 한 번에, 진짜 영어 뇌혁명이 시작된다!
박세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이 책은 저자만의 영어 공부법인 메타쉐도잉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고 이 방법을 통해 어떻게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보유하게 되었는지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알려주는 책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메타쉐도잉을 통해 영어 공부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메타쉐도잉'이란 메타인지와 쉐도잉을 결합한 말이며 완전학습의 개념을 가진 메타인지에 쉐도잉을 더해 기존의 쉐도잉 방법과 차별성을 두는 영어 학습법이란 것을 표현하는 단어다. 기존의 쉐도잉은 유아식 옹알이에 기초하여 개발된 방법으로서 어린아이가 장시간 영어에 노출되고 따라 말하는 특성이 반영되어 긴 시간을 들여야 하는 단점이 있다. 메타쉐도잉은 성인의 옹알이를 추구하는 방법으로 오랜 언어 학습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쉐도잉 방법이다. 뇌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어떻게 단기간에 새로운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메타쉐도잉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기존의 영어 교육법에 대한 비판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속 시원했다. 유아식 옹알이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쉐도잉은 꾸준히 했을 경우 효과가 있지만 말 그대로 정말 오랜 기간 꾸준히 해야 한다. 더군다나 유아의 언어 습득력이랑 성인의 언어 습득력은 현저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오랜 기간 꾸준히 한다고 해도 유아만큼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한 마디로 이 방법은 정말로 유아에게 효과적인 방법이다. 내가 자녀를 키운다면 자녀를 가르칠 때 쓸 수 있겠지만 나의 영어 공부법으로는 맞지 않다. 저자는 이러한 기존 쉐도잉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 내며 비판한다. 한 단어씩 천천히 말하며 듣기, 읽기, 말하기를 구분해서 교육하는 기존의 쉐도잉으로는 성인의 영어 실력을 상승시키기 어렵다고 직설적으로 말해주어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일본식 영어 공부법의 폐해는 이제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법에 집착하고 수많은 단어 암기 및 구문 독해에 치중된 일본식 영어 공부법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대한민국 영어 교육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시험 문제 풀이 위주의 교육 방식으로 인해 고득점자도 영어 한마디 못하는 이 현실이 과연 이 책을 통해서 바뀔 수 있을지 내심 기대하며 계속 읽었다.
메타쉐도잉을 하는 방법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원어민이 영어로 말하는 문장을 듣고 발음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이때 큰 목소리로 말하면서 따라 해야 하고 말하는 속도를 최대한 원어민과 같게 해야 한다. 큰 목소리로 따라 해야 내 목소리를 내가 들을 수 있고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기억하는 과정까지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원어민의 말을 듣고 내가 그것을 따라 하고 내가 한 말을 다시 내가 듣는 과정 속에서 중첩적으로 강력한 뇌 자극 순환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말하는 속도를 천천히 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원어민 수준에 다다르지 못한다. 처음부터 목표를 원어민 수준에 맞춰서 빠르게 해야 그 속도에 이를 수 있고 말하는 속도만큼 들을 수 있다. 듣기 실력은 말하는 속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메타쉐도잉이 왜 효과적인지 뇌과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자세히 설명해 준다, 청각 중추와 말하기 중추의 유기적인 관계를 중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메타쉐도잉을 실제로 하는 방법은 꽤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단순히 듣고 따라 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가 올라갈수록 다양한 방법으로 난이도를 올려서 단시간 내에 최대의 집중도를 유지하여 실력 상승을 이룰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우리는 유아가 아닌 성인이기에 의지를 가지고 집중할 수 있고 많은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을 적극 살린 방법이어서 더욱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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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초등학생 때 윤선생 영어교실을 통해 몇 년간 영어를 배우면서 영어를 듣고 따라 말하며 녹음한 다음에 들어보는 과정을 꾸준히 반복했었다. 당시에는 지겹고 귀찮았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나의 영어 실력과 발음이 그때 전부 형성되었다. 영어 공부에 손을 뗀 지 오래지만 그래도 좋은 발음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어렸을 때 수없이 듣고 따라 말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본 방법이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공감이 되었고 신뢰가 갔다. 이 세상에 완벽한 영어 공부법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이 책이 가리키는 방향은 맞는다는 것이다. 이제는 문법과 독해보다는 말하는 영어가 대세가 되기를 바란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서 읽은 뒤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