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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
김희영 지음 / 문학공방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저자가 방송작가, 소설가, 라디오 PD 등 여러 꿈을 좇으며 열심히 달려왔으나 좌절하고 눈물 흘리며 후회하기도 했던 지난날들을 담은 책이다. 처음에는 하고자 하는 꿈을 지닌 채 최선을 다해 살아왔으나 마주한 현실은 누구나 꿈을 이룰 수는 없는 세상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꿈도 그 무엇도 이뤄나가지 못한 저자는 불안해하면서 자신을 옭아매고 아프게 했다. 자신을 채찍질하다가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을 때 비로소 저자는 모든 것을 포기하였고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반드시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 소중한 사실을 그동안 흘려온 눈물과 함께 알려주는 공감과 위로의 책이다.
저자는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소설을 쓰고 싶은 문학소녀였으며 나중에는 따뜻한 사연을 모두에게 들려주는 라디오 PD가 되고 싶어 대학생 때 방송국 활동도 열심히 했었다. 그러나 꿈을 향해 달려갔지만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후회하고 슬퍼했다. 방구석에서 펑펑 울면서 자책하고 그렇게 저자의 마음은 무너져 갔다. 하지만 저자는 이후 주위에 좋은 사람들의 위로에 힘을 얻고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픈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결국은 글쓰기였다. 글쓰기가 좋은 저자는 다시 일어서서 자신이 원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은 저자가 쓴 글을 내가 이렇게 읽고 서평을 쓰고 있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이 참으로 좋았다. 수필을 읽으면 작가의 깊이 있는 생각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고 소설을 읽으면 작가가 만든 어마어마한 세계에 풍덩 빠져서 소설 속 세상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인문/교양서적을 읽으면 그동안 몰랐고 궁금했던 지식들이 마치 내 것이 된 것 같아 호기심 많은 아이가 궁금증이 해소된 것 마냥 행복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을 읽는 것만 좋아했지 글을 쓰는 재주는 없었기에 꿈을 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누구나 하는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하고 직장을 얻었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나는 너무나도 슬프다. 저자는 꿈을 향해 달리다 좌절했을 때 슬퍼했지만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조차 꾸지 않은 내 모습이 더 슬펐다. 물론 모든 기준은 자신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에 누가 더 기쁘다, 슬프다를 객관적으로 판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글은 나의 글이므로 나는 지금의 내 모습이 더 슬프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이 서평조차 꿈을 가지지 못했던 지난날을 후회하며 지금이라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픈 마음을 담아서 쓰고 있는 글이기에 남 몰래 감춰왔던 속상함이 묻어 있는 것만 같다.
누군가는 말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좇으면 되지 않냐고. 결국 돈을 포기하지 않는 너는 과거의 꿈보다 돈이 더 좋기에 현실에 안주하고 있지 않냐고. 정답이다. 그래서 더 서글프다. 결혼하니 더욱 도전하는 것이 두렵다. 결혼 전에는 도전해서 실패하더라도 나 혼자 넘어지는 것이지만 결혼을 하면 아내까지 힘들어진다. 그렇기에 더욱 고민이 되고 더욱 도전하는 것이 망설여진다. 저자는 나의 이런 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가슴에 와닿는 위로를 해준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잘 살기 위해서 고민하는 거다.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는다고, 간절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에세이를 읽어왔지만 이렇게 가슴 깊이 닿았던 문장은 없었던 것 같다. 정말로 나도 책 읽고 글 쓰고 싶은 꿈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신중해지는 것이지 마치 이 모습이 간절하지 않은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참으로 공감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위로가 되었다.
"잎사귀 같은 마음을 애벌레 같은 무엇이 갉아먹는다." 요즘의 나의 심정이 앞의 문장과 같다. 삶을 살아가고는 있는데 무언가 공허함이 느껴지는 요즘 내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문장이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속 공허함을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들로 하나씩 채워나가고 싶다. 저자가 주위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고 일어섰던 것처럼 나도 저자의 위로에 힘을 얻었다. 지금 나의 모습과 상황을 되돌아보았다. 내 의지만 있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고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나아가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면서 행복을 되찾아가는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 이 서평은 그 꿈을 이루는 첫 발걸음이 되리라고 굳게 믿는다
※ 이 서평은 @bookmessenger 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