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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살리는 학급운영
수도권학생생활연구회 엮음 / 푸른나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학급운영은 기술이 아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관리라는 단어나, 경영이라는 단어가 주는 단순명쾌함에 쉬 말려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공교육에서 '담임'이라는 교사의 역할은 무척 모호하거나 왜곡되어 있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담임의 역할을 지칭하는 적합한 개념을 찾는 것도 지금 현재의 과제인 듯 하다.
이 책은 학급운영과 관련된 여러 도서 중 무척 드문 책이라 할 것이다. 관리중심의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과 탁상공론의 추상적 담론을 혼합한 몇 몇 교육대/사대 교수들의 책과도 다르고, 또한 이런저런 프로그램 중심으로 반에 적용해볼 것을 권장하는 우리교육이나, 돌베게 출판사의 학급운영 책과도 일정 거리가 있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현장교사들이 단편적 기술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학교현장의 교육모순에 근거하고 그를 넘어서려는 오랜 동안의 고민과 철학을 녹였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갖는 독자적 성취는 주목할 만한 것이며 예비교사 및 현장교사, 학술진영의 모든 이들에게 검토를 요할만 하다할 것이다.
물론 현장의 고민을 몸으로 겪지않은 예비교사들이 이 책을 보았을 때는 교수들의 탁상공론(너무 싸잡아표현한 듯 하여 죄송하기도하다)과 대조되면서도 또한 이런 문제의식이 얼마나 실천적인 고민에서 진행된 것인지를 이해하는데 공력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또 현장의 교사들은 한편으론 공감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현장에서 움켜쥐기 힘들고, 오히려 교육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학급을 관리나 보육의 단위로 보는 편리성에 쉬 타협하고자 하는 유혹때문에도 이 책이 던지는 촌철살인의 문제제기가 고통스럽기도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음 책을 기다려야 할 성 싶다.
관점/철학을 갖는 교사들에 의한 구체적 실천, 아이들의 묘사, 한국사회를 몸부림치는 학교교육의 또 다른 휴머니즘의 파노라마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기다림에 비로소 눈 뜨게 하지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