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플레이스 - 죽어도 좋을 만큼 가슴 뛰게 하는 내 인생의 마지막 한 곳
이기웅 외 지음 / 강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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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바쁜 일정으로 피로해진 몸과 마음을 환기하고자 고른 이 책에서 내가 원한 건 말랑한 봄바람 같은 여행 에세이였다. 내가 원하던 종류의 책은 아니었지만, 잘 모르는 필자도 많고 각각의 글들은 느낌도 높낮이도 다 달랐지만, 낯선 여행지에서 의외의 도움을 받은 느낌이랄까. 죽음에 대해, 인생의 마무리에 대해, 내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첫 장 이기웅 한의사의 글은 자못 충격적이었다. 정말 죽음과 대면했던 경험, 그것은 처음엔 두려움으로만 다가왔다. 칼끝에 선 사람처럼, 죽음을 온몸으로 체감한 후에야 다시 온몸으로 살아갈 기운이 생긴다는 말.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마붑 알엄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도 (유명인인데 나만 몰랐던 듯;;;) 이 책을 통해 얻은 수확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곧 이방인으로만 살아온 그에게 고향 방글라데시는 수상한 관심의 눈길에서 벗어나 고요와 평안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 또 새삼 다가왔다. 왜 이 나라는 그가 '죽어도 좋을 만한' 곳이 아닌지. 앞으로도 될 수 없는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어느 선배님이 유언장을 미리 써놓고 고등학생 아들에게 주며, 아들에게도 작성해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만의 소울플레이스를 생각한다는 것, 어쩌면 유언장을 미리 써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 생의 마지막을 맡겨도 좋을 장소, 이제부터 나도 생각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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