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 그들이 말하지 않는 소비의 진실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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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기면, 많은 부모들의 소비는 아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해주고 싶고, 아이가 원하는 걸 사주고 싶은 게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니까.

그러한 부모들의 애틋한 마음까지도 기업들은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한다. 아이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임산부에게 공짜로 간식을 나누어주고, 각종 질병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여 무수한 항균제품을 만들어내고 또 팔아치운다. '내 아이는 특별하게 키울거야'라는 엄마들의 욕망은 스타의 자녀들이 입은 옷을 폭풍검색하여 '직구'하거나, 한 철 지나면 못 입을 원피스라도 몇십 만원짜리 명품 브랜드의 키즈라인을 사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마케팅 포인트이다.

쯧쯧 혀를 차며 왜 그리 어리석을까 흉이라도 보면 좋겠지만, 나 역시 '항균'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은 제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남들 다 있는데 내 아이만 없으면 안되니까 하면서 별별 물품들을 사들이고, 누가 쓰는 거라더라, 누가 써봤더니 좋다더라 하는 입소문에 휘둘리며 유령처럼 인터넷 쇼핑몰을 떠돌아다녔기에 '닥치고' 책을 더 열심히 읽는 수밖에 없었다.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이 책은 우리가 기업들의 교묘하고 은밀한 마케팅에 얼마나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까발린다. 부끄럽기도 하고, 열도 받고, 통쾌하기도 하다(난 당한 사람 입장인데 왜 통쾌한 느낌이 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더불어 마트는 내가 조금 저렴하게 쇼핑하도록 도와줄지는 모르지만, 결코 현명하게 쇼핑하도록 놔두지 않는다는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갑을 아예 닫고 살 수는 없겠지만, 이 책 덕분에 적어도 앞으로는 자존심 있는 소비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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