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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내가 고3시절 너무나 무료한 교과서 내용에 지친 나머지 도피처로 택했던 두 개의 소설 중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샤르트르의 '구토' 였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그 시절 난 이 책에 말도 못하게 감동해버렸고
그 감동을 그 해 크리스마스 파티때 친구에게 그 책을 선물함으로써 함께 나누려 했다
새 책을 사준게 아니라 손떼가 살짝 묻은 그 상태 그대로 선물하였다
상관없었다. 책을 다 읽으면 3.4년이 지날때까지 그 책에는 눈길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로부터 벌써 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누구나 하는 말처럼 세월은 정말 빠르고 돌아보면 간데없이 지금 이 순간에 와있다
다시 한번 사회에 지긋지긋해 질 무렵 난 다시 이 책을 찾았고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눈이 멀어 버렸으면 하는 환상에 빠져있다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 역시 나같이 환상에 빠질 것이다
조금은 습하고 답답한. 그리고 약간은 달콤한 환상속에 말이다
구본에는 일체의 문장기호가 없었던 기억이 있는데 새로 발간된 이 책에는 문장마다 자물쇠처럼 마침표가 채워져 있다
이 책 최대의 단점이라 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