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튀어] 보다는 덜 유쾌하고 작위적이긴 하지만, 현대 일본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억압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감 잡았다. 일본은 우리보다 자유가 많고 고통이 덜한 나라다. 그래서 사람들이 조금은 덜 심각한가보다. 이 느낌은, 심지어 오에 겐자부로를 읽을 때조차 드는 느낌이다. 대망을 읽었을 때도, 미시마 유키오도, 가와바다 야스나리에게서도, 자기 명분만 세우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는 벚꽃과. 좋게 말하면 미학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리얼리티가 사라진 어떤 가벼운 느낌. 일본 사람들은 이런 느낌을 리얼리티라고 느끼는 걸까? 의문이다. 요시모토 바나나, 무라까미 하루끼의 광고카피같은 문장이 주는 부담감도 실은 이런 느낌의 연장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일본 소설 별로 안 좋아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부터 지금까지.

(남쪽으로 튀어]를 읽고나서 대중소설로서의 일본소설을 좋아해볼까 하는 생각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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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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