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최규석의 습지생태보고서,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대한민국 원주민을 욕조에 앉아서, 담배 피면서, 소파에 누워서 한번에 읽었다 (봤다.) 느낌표도 있고, 물음표도 꽤 있다. 만화다. 난 수니의 노래를 좋아한다.가끔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고 싶을때 수니 시디를 꺼내 든다. 알라딘에서 네번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네번을 주었다. 다음 월급날엔 한장을 다시 살 생각이다. 최규석의 책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서 빌려만 줄 생각이다.

2. 며칠 동안 주로 화장실 갈 때 마다 보고 있다. 세편의 책 모두 개인의 경험과 통찰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대한민국원주민은 독특하다. 70년대 후반에 태어난 만화가 자신의 경험담은 국민학교 선생님에게 들었던 2-30년은 앞선 세대의 이야기 처럼 낯설다. 그러한 경험이 아마도 책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내공이라고 생각이 든다. 형, 누나,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의 이야기는 '개별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나'를 통해서 '가족'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비동시적인 것들이 동시적으로(혹은 그 반대로) 일어나는 것은  만화가 개인에게 뿐만 아니다. 나의 시간과 장소와 역사가 일차적으로 동기*되는 곳은 가족이다.

3. 아버지 돌아가신지 이제 10년이 되어간다. 아버지 먼저 보낸 친구가 그때 그랬다. '아버지 하고 이야기 많이 해라. 아버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 많이 들어라' 오늘 똥간에서 대한민국원주민 보면서 불현듯 생각이 다시 났다.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를 넘어서서 아버지가 기억했던 세상이 어떠했을까? 내 피속에는 그게 남아 있을까?

* The timing of lives has much to do with “social synchrony” and the principle of linked lives which states that: Lives are lived interdependently and social-historical influences are expressed through this network of shared relationsips. We are alerted to the social embeddedownloadess of human lives through ties with kin, friends, and co-workers across the life span (Glen H. Elder, Jr., The Life Course and Aging: Some Reflections, http://www.unc.edu/~elder/pdf/asa-99talk.pdf)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외 지음, 정재곤 옮김 / 세상사람들의책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그라민 뱅크(Grameen Bank in Bangladesh)
        언젠가 "Sothern innovation & Northern adaption" 의 일례로 소개된 그라민 뱅크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라민 뱅크는 담보가 필요 없는 소액대출을 통해 생활과 창업을 가능케 하였고, 집단적 연대책임을 통해 없는 사람들도 체납없이 빌린 돈을 꼬박꼬박 잘 갚아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담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 금융기관의 위험도를 가중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늘이 열린 이래로 고리채 빼고 가난하고 담보도 없고 빽도 없는 사람들에게 돈 빌려 준적 없었는데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와 그라민뱅크는 그 일을 가능케 했다. 작년 유누스와 그라민뱅크는 그 동안의 빈곤구제 업적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비판들도 만만치 않다.
        소액대출을 통해 가능해진 생활들이 - 볍씨를 사고 농사를 짓고, 마을에 우물을 파고, 닭과 염소를 키우고 그 소출로 자녀를 교육시키는- 여성들에게만 전가 되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가부장제 문화와 더불어 남성들이 낮은 교육수준과 장기실업, 학습된 무기력으로 인해 여성노동의 강도가 오히려 강해졌다는 비판이다.
        한편, 소액대출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은 프로그램의 철학이나 가치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자본주의 시장의 언저리에 속하게 할 뿐 소득재분배나 부의 재분배에 기여하지 못하는 비판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소득이 아니라 자산을' 늘여가야 한다는 이른바 자산개발정책 (Assets-based development policy) 전반에 걸친 비판과 교차된다.

        자산개발?
        전통적인 복지국가의 사회정책이 소득보장정책(income security policy) 이라면 자산개발정책 (Assets development policy)은 소득보장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하고자 하는데 있다. 같은 소득이라도 주택이나 금융자산를 가진 사람이 경제적 안정성이나 사회적 만족감, 자녀 양육에 있어서 유리하다는 것이 많은 연구들에서 지적되고 있다. 퇴직, 실업,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소득이 없어지거나 불안정해질 경우의 충격을 막아주는 것이 자산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대도시의 중심지가 공동화, 빈곤화, 슬럼화로 마치 '제3세계화' 되어 간다는 상황인식은 기존의 대빈곤전쟁과 같은 사회정책적 개입을 역사적으로 꺼려하는 미국사회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요구하게 되었는데, 이에 자산개발을 중심으로 한 사회정책들이 90년대에 적극적으로 도입되었다. '제도에 편입' 된다는 말은 속한것과 속하지 않은 것을 가르는 말이다. ''학교'라는 제도에 속한 사람과 속하지 않은 사람들, '시장'이라는 제도에 속한 사람과 속하지 않은 사람들 간에는 가치와 행동의 차이가 발생한다.
        많은 경우에 이 차이는 속한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속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차별로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자산개발중심의 정책은 '자본주의'에 배제된 사람들을 자본주의로 '편입' 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낯설지 않은 그림: 행동은 의도의 표현이다"
        지금 세대에 가난한 것은 어쩔 수 없으나 다음 세대에는 가난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행동을 바꾸라고 과감히 이야기하는 IDA (Individual Development Account) 프로그램은 자산을 늘리는 가장 근본적인 출발점은 '저축'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 엄밀히 이야기 하면 저축 그 자체 보다 저축하는 '행위'를 강조하는 것인데, 일정한 금액을 본인의 계좌에 저축하면 matching rate 에 따라 더한 돈을 프로그램에서 인센티브로 제공해서 프로그램 참여자의 저축행위(Savings behavior)를 장려하는 것이다. 아울러 집세, 제세공과금을 미룸 없이 제때에 납부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tpb.gif    
 '
        계획된 행동'(Planned Behavior)은 행위에 대한 태도 (저축 하러 은행에 가는 것은 좋은 것이다), 주관적 규범 (저축은 해야 한다), 그리고 인지된 행동을 통제(사케 사는 대신에 저축해야 하는데)를 통해 형성된 개인의 의도가 표현된 것이다. 개인의 부적절한 행동과 그로 말미암은 부적적한 결과는 개인의 부적절한 의도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 낯설지 않은 구도는 빈곤의 원인은 개인의 무책임과 나태, 부적절한 행동 때문이라고 당당히 주장한 엘리자베스 구빈법과 다름없을 수도 있고 행동은 의도에 개입함으로서 강화된다는 점에선 파블로프의 행동수정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의도와 행동을 둘러싼 맥락이 없다는 점이다. 당연히 모든 프로그램은 의도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사회경제적 변수들을 고려해서 운영, 평가되고 있겠지만 미필적 고의를 넘어서는 희생자비난(victim blaming)은 대중적으로 드물지 않다. 근본적으로 자산개발중심의 정책들은 불평등의 뿌리에 대해 침묵한다.
        에스핑-엔더슨의 분류에 따른 영연방국가들 -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에서 자산개발중심의 정책들이 널리 각광받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산개발중심의 정책들이 가진 정치경제학을 그대로 드러내는 예라 할 수 있다.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시장의 개입을 극대화 시키는 시장연계 사회정책의 연장선상에 서 있다. 그러기에 자산개발중심의 정책은 명실상부하지 않은 사회정책이다. 사회적인 이름에 가려진 실제는 개인에게 강요된 자본주의 성공신화의 집단최면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급 오르면 좋아하고 복권 맞는 상상도 하면서 자본주의 성공신화를 부정하는 것은 껌은 롯데~껌 하면서 자이리톨은 껌도 아니다 라고 하는 것과 같을지 모른다. 자산개발 정책들의 효과는 단기적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혹은 다음세대에서 기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소액대출이라는 종자돈으로 심은 나무 한 그루처럼 말이다.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우리에게 드리워진 불평등의 그림자를 걷어낼지, 심은 한 그루의 나무가 쉬기 좋은 넉넉한 그늘을 마련해 줄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것도 없는 것 자체도 기득권이라고 했으니 가지게 되면 이해관계가 생기고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 분투한다. 그중에서도 내집마련은 주류사회의 문턱을 넘고 자기의 진지를 구축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교육, 인종, 건강, 소득,차별 그리고 어찌할 수 없는 게으름 등의 이유로 빈곤의 올가미에 걸린 사람들이 합리적 선택과 정책을 통해 빈곤을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와 전망을 가지고 한푼 두푼 하나씩 쌓아나가 마침내는 전망 좋은 창가에 앉아 옛일을 이야기하거나, 우리 부모는 가난 했지만 나에게 자활의 의지를 가르쳐 주어서 드디어 나는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는 한담을 나누는 장면은 자산개발정책이 추구하는 쉽지 않은 해피엔딩 스토리의 한 장면이다.

오늘 아침도, 문득 눈떴을 때
우리 집이라 부를 집이 갖고 싶어져
세수하는 동안에도 그 일만 공연스레 생각했지만
일터에서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와
저녁 후 차 한 잔 마시며, 담배를 피우노라면
보랏빛 연기처럼 자욱한 그리움
하염없이 또 집 생각만 마음에 떠 오른다. --------
하염없이 또 서글프게도

장소는, 기찻길에서 멀지 않은
푸근한 고향 마을 변두리 한구석 골라 본다.
서양풍의 산뜻한 목조 건물 한 채
높지 않아도, 그리고 아무 장식 없어도,
넓은 계단이랑 발코니, 볕 잘 드는 서재------
그렇다, 느낌이 좋은 안락한 의자도.

이 몇 해 동안 몇번이고 생각한 것은 집에 관한 것.
생각할 때마다 조금씩 바뀐 방 배치 등을
가슴 속에 그려 보면서
새하얗게 바랜 전등 갓에 시름 없이 시선을 모으면
그 집에 사는 즐거움이 또렷이 보이는 듯,
우는 애 옆에 누워 젓 물리는 아내는 방 한구석 저 쪽을 향해 있고,
그것이 행복하여 입가에 속절없는 미소마저 짓는다.

그리고, 그 마당은 넓게 하여 풀이 마음껏 자라게 해야지
여름이라도 되면, 여름날 비, 저절로 자란 무성한 풀잎에
소리내며 세차게 흩뿌리는 상쾌한 기분.
또 그 한구석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심고
하얗게 칠한 나무 벤치를 그 밑에 두어야지------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은 그곳에 나가
저 연기 그윽한 향 좋은 이집트산 담배를 피우면서,
사오 일 간격으로 보내오는 마루젠의 신간
그 책 한페이지를 접어 놓고,
밥 먹으라고 부를 때까지 꾸벅꾸벅 졸기도 할 테지
또 모든 일 하나하나에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넋 잃고 듣는
동네 꼬마애들을 모아 놓고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줘야겠지------

하염없이 또 서글프게도
어느 사이엔가, 젊은 날에 이르러
세월 사는 일에 지쳐만 간다.
도시 거주자의 분주한 마음에 한번 떠올라서는,
하염없이 또 서글프게,
못내 사무쳐 언제까지고 지워 버리기 아까운 이 생각
그 많은 갖가지 못다한 바람과 함께
처음부터 덧없는 일인 것을 잘 알면서
여전히, 젊은 날 남 몰래 사랑을 속삭이던 그 시선으로
아내에게도 말 못하고, 하얗게 바랜 전등 갓을 응시하고서
나 홀로 살그머니, 또 열심히 자꾸만 마음속에 되새겨 본다.
(이시가와 타쿠보쿠, 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harlie Haden & Hank Jones - Steal Away
Charlie Haden & Hank Jones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2007년 9월 30일,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열린 챨리 헤이든과 행크 존스의 콘서트를 다녀 왔습니다.

공연소개를 옮겨 보면;

After a combined century of creating cutting edge American Jazz, Hank Jones and Charlie Haden return to their roots and crafted a beautiful, Monk-inspired masterpiece. In 1995 the two veterans released Steal Away, a landmark album of rural hymns and spirituals that could be said to mediate on the countryside foundations of Monk's own music.

Pianist Jones is now 89 years old, and according to Gary Giddins in the New Yorker, he has never played better. Bassist Haden is one of America's living jazz greats, a founding member of Ornette Coleman's legendary original quartet and a pioneer in multiple genres. This concert presents a rate opportunity to hear these two masters play music from Steal Away, riffing on their musical homage to jazz's rural roots within a framework of Monk's life and homeland.

The sources of Monk's own music lie in a devout religious background, cultivated in North Carolina, and in his travels with an evangelist during the heart of the Great Depression. This special concert even brings two living jazz legends together to play out their own version of that story.

As Maurice Jackson's brilliant, Grammy nominated liner notes to Steal Away tell us: "This music was the product of an enslaved African people. [...] Many of these songs are from a people yearning for equality and freedom, in this world and the next."
Monk도 모르고 Hank Jones도 모르면서 Charlie Haden 꼭 한번 보고 싶어서 다녀왔는데, 파리 한번 다녀온 앙띨레스 사람, 평생 파리를 마음에 담고 죽을때까지 그 이야기만 한다고 하듯 그리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도균 그룹 - 정중동 Movement on silence
풍류뮤직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steve-dokyoon-kim 김도균 &  me

            예전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다.
" 어린시절 외삼촌의 음악을 좋아 하지 않았습니다. 외삼촌이 새음반을 주고 가끔씩 긴머리를 늘여뜨리며 방송에 나올 때에도 그 괴기스러운 음악은 낯설기만 했습니다. " 나의 외삼촌이 연예인이야" 하고 젊은 조카의 술 안주거리로 전락해 버린 외삼촌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그 음악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대신, 언젠가 외삼촌이 대박을 터뜨려 조금 더 훌륭한 술안주거리가 되기만 바랬습니다...그리고 외삼촌이 잘 되면 나도 매니저 할 수 있겠다라는 낭창한 생각들........... 언제부터인가 (아마 같이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내가 하고 부터) 조금씩 외삼촌의 음악이 좋아지기 시작헸습니다 (물론, 가사의 모호함이 여전히 불편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그토록 열심히 그리고 묵묵히 해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존경심을 가지게 됩니다. 마흔의 문턱에 걸쳐있는 외삼촌, 그의 팬더기타, 가죽 점퍼, 길게 내린 머리, 그리고 조화롭지 못한 커다란 십자가 목걸이.. 이 모든 것들이 가끔씩 나를 혼란스럽게도 만들지만..지금 나는 외삼촌의 삶이 존경스럽고 그 음악이 좋습니다. ......중략.......나에게는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외삼촌이 있다는 기쁜 마음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김도균의 음악여정
            김도균 그룹  앨범 <정중동> 라이너 노트에 김도균에 관한 소개의 글이 있어 여기에 옮겨 봅니다.   

        초등학교때부터 영어 가정 교사 곁에서 능숙한 영어 회화가 가능했던 김도균은 종교, 철학, 물리, 역사, 우주 등에 폭넓은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 꿈은 천체 물리학자였다고 한다. 중,  때부터 전기 기타와 바이올린을 배웠던 김도균은 획일적인 제도권 교육이 싫었다. 똑같은 기계적 인간을 양성하는 학교가 싫어 고등학교 1학년을 마지막으로 기타에 인생을 걸었다.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을 듣고 학교가 아닌 산으로 올라가서 교과서가 아닌 기타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했다.
            1985년 그룹 솔로몬에서 활동하던 시절 유현상(보컬), 김주현(베이스), 한춘근(드럼)과 함께 백두산을 결성해서 이듬해 데뷔 앨범 [Too Far! Too Loud! Too Heavy!]를 발표했다. 백두산은 신대철이 이끄는 시나위와 함께 한국의 헤비 메탈 음악의 르네상스를 견인했지만, 1987년 2집 [The Moon on the Baekdoo Mountain]을 발표한 후 해산했다.
            김도균은 일찍부터 한국의 국악에 관심이 많았다. 백두산 시절부터 그의 기타 솔로에는 국악적인 멜로디 라인과 리듬 패턴이 종종 선보이고 있었다. 이런 국악을 향한 김도균의 도전은 첫 번째 솔로 앨범 [Center of the Universe]에서 공개되어, "국악과 서양의 록이 접목된 새로운 스타일이 시도된 역작"이라는 세인의 평가를 얻었다. 조악한 음질과 국악에 대한 미약한 이해로 김도균의 실험은 다소 가려진 감은 없지 않았으나, 그가 행했던 한국적인 록, 국악과 록의 접목은 우리나라 대중 음악계에 신선한 파문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989년, 김도균은 록, 헤비 메탈의 본고장인 영국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영국 출신의 뮤지션들과 함께 '사랑'이라는 그룹을 결성해서 활동하기도 했다. 1990년에는 시나위 출신의 보컬리스트 임재범, 솔로몬, 시나위, 카리스마를 거쳤던 베이시스트 김영진, 솔로몬 출신의 드러머 유상원과 함께 한국 헤비 메탈 음악의 드림팀이라고 불렸던 '아시아나'를 결성했다. 일본의 헤비 메탈 밴드 'Loudness'와 조인트 공연을 하고, 국내 최초로 영국에서 레코딩한 [Out on the Street]가 발표되었다. 김도균은 단 한 장 뿐인 아시아나의 앨범에서도 특유의 '가야금 주법'을 과시했으나, 이 화려한 함선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1992년에는 유현상이 탈퇴한 백두산을 재결성, 리더로서 백두산 3집을 발표했다. 자신의 사인 끝에 언제나 'Keeping Rock'을 새기는 김도균은 1989년 [Rock in Korea], [Power Together]와 같은 프로젝트 앨범에 참여해서 록의 부활을 시도하지만, 댄스 음악과 힙 합으로 무장된 새로운 세대의 감성을 뚫지 못했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김도균은 1992년 이후 CCM 음악 활동을 하며, CCM 프로젝트 앨범 [빛으로 모두 함께] 참여, 1997년 미국 최고의 크리스찬 록 밴드 'Petra'의 내한 공연에 스페셜 게스트로 참가하기도 했다.
            1995년부터 MBC TV 국악 프로그램 [샘이 깊은 물]에 고정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아직도 그의 국악과 록을 결합하고자 하는 학문적인 연구가 식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었으며, 1997년에는 한대수의 후쿠오카 라이브 밴드로 참가하면서, 한대수-이우창과의 음악적 공조를 이어왔다. 1999년에는 그동안 홀로 심취했던 국악-록의 연구에 다양한 록 밴드 활동을 해왔던 후배 베이시스트 배찬우, 드러머 박동식과 함께 오늘의 김도균 그룹을 결성하며, 상호보완의 관계에서 음악적 진일보를 기했다. 2001년 한대수 [The Last Concert]에서 김도균 그룹의 세 명의 멤버는 기타-베이스-드럼으로 공연의 중추를 담당했고, 2002년 6월 서울 독립 예술제와 10월에 있었던 Musicscape Euro Andes Korean Music Festival에 참가하면서 대중들의 검증을 받기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2002년 9월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타리스트들이 한데 모인 프로젝트 앨범 [기타 제우스]에서 타이틀 곡 'Occupants'를 연주했으며, Kbs와 국악 중심이 공동 기획한 앨범 [아리랑] 참여했다. 그리고 김도균 그룹이 4년 동안 대외적인 활동을 유보한 채 오직 연구에만 전념했던 국악-록의 해법이 2002년 11월 [정중동(靜中動, Movement on Silence)이라는 타이틀로 발표하며, 좁은 한국이 아닌 넓은 세계 시장으로 우리 음악을 전파하기 위한 첫 걸음을 옮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디언 수니 1집 - 내 가슴에 달이 있다 [재발매]
인디언 수니 노래 / 폴리폰 (Polyphone)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알라딘에서 주문한 음악이 절판이라고 해서, 잠시 동안의 연구 끝에 찾아낸 대타 홈런이 수니의 음반이다. 라이너에 임의진 목사님이 추천하셨다고 되어있는데, 김두수와 이정미의 절창 사이에 끼여 있는 가수 임의진의 풋풋함을 떠 올리며 구입하게 되었다.  맑고 고운 노래를 부르는 신형원의 음반은 과도한 베이스와 삐리리한 신디사이저 연주에 가끔은 주위가 산만해 지고, 양희은 언니의 음반에서는 송구하게도 가끔 '여성보컬' 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바램이 들 때도 있다. 또 한글로 번역되지 않은 책은 아직 내 책이 아니라고 말했던 누군가처럼 Jewel 의 노래들은 가사를 열심히 찾아 '건너서 이해해야' 는 번거로움이 항상 있다. 가끔 이 모든 불평과 수고스러움을 제치고 음악을 듣는다면 기름기는 쫙 빼고 청량함을 더한 수니의 앨범을 즐겨 듣는 일이 잦아질 듯하다. 사실 알라딘에서 '이인'님의 앨범을 구해보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아서 수니의 앨범을 구입하게 되었지만, 야구는 3번, 4번, 지명타자 다 잘하면 좋은 것 아닌가. 수니(Soonie) 홈페이지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