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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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선우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공간과 다른 시간 속에서
형이 보인 모습을 전부로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형의 비밀의 공간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면서.

끝내 형의 장례식에 오지 않은,
갈 수 없었던 친구를
그 둘의 관계는 아무도 모른 채
다른 친구들은 냉정하고 차가운 아이로 기억한다.

혁은 형의 비밀공간에서
형에게 비밀 친구가 있었다는 알게 되고
여러 가지 형태로 형성해 가는
관계의 모습들을 알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면만 보고 전부를 아는 것으로
단정 짓지 않아야 하는 것(p.243)을 깨달아 가면서.

나에 대한 부분은 어떤가.
과연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나.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해도 되나.
"저 예전에 귤 되게 좋아했대요.
... 그런데 언젠가부터 귤을 싫어하게 됐어요.
... 이제는 조금씩 먹어 보려고요."(p.245)
예전의 모습과 지금의 나,
그리고 앞으로도 변할 텐데
나에 대해서도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에
어떤 문장 부호도 없는 것도
책에 대한 단정을 짓지 않겠다는 표현일까.^^

"사실 여름 귤도 되게 맛있다"(p.246)
귤을 좋아해서 겨울을 기다렸는데
더 이상 그 겨울을 즐길 수 없는 곰솔에게
던진 이 말이 위로가 되었길 바라고
혁은 또 한 뼘 자란 거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 지원을 받고 직접 읽고 쓴 서평단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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